인종차별부터 미래변종까지..거장이 던진 화두

최승희 기자 2022. 9. 29.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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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프레젠테이션/아이콘

- 프랑스 사회 혐오문제 ‘노바디즈…’
- 우정·고독함 그린 ‘이니셰린…’ 등

■갈라프레젠테이션

거장 감독의 신작 또는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화제작 가운데 감독이나 배우가 영화를 직접 소개하고 관객과의 만남을 갖는 섹션이다.

노바디즈 히어로


★노바디즈 히어로(알랭 기로디/프랑스)

테러사건이 빈번한 시기에 웃는 것이 가능할까? 알랭 기로디가 독특한 코미디 ‘노바디즈 히어로’를 통해 던지는 질문이다. 메데릭(장 샤를르 클리셰)이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이사도라에게 열렬한 구애를 펼치는 동안 테러리스트의 공격이 클레르몽페랑 시를 강타한다. 아파트 입구에서 노숙하는 아랍인 청년을 본 메데릭은 그가 특공대원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면서도 그를 본인의 집에서 재워주기로 한다. 의심, 과대망상증, 여러 욕망이 한데 겹치는 가운데 메데릭과 그의 주변 사람 모두가 광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감독은 대부분은 유머로, 혹은 진지함으로 프랑스 사회 도처에 깔린 인종차별이라는 클리셰를 교묘하게 낚아챈다.

★스칼렛(피에트로 마르첼로/프랑스·이탈리아·독일)

스칼렛


알렉산드르 그린의 러시아 콩트 ‘스칼렛 세일즈’(1923)를 각색한 영화는 1차 세계대전 직후에 노르망디의 어느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마을에서 배척받는 라파엘(라파엘 띠에리)과 그의 딸 줄리엣(줄리엣 주앙)은 외롭지만 자유롭고 평화로운 삶을 영위한다. 어느 날 한 마법사가 훗날 줄리엣이 하늘을 나는 주홍 돛을 단 배에 납치될 거라는 예언을 하고, 줄리엣은 이 예언을 굳게 믿으면서 왕자를 기다린다. 피에트로 마르첼로는 황금빛 석양과 두꺼비가 사는 연못으로 시골의 마법을 포착하면서 올해 가장 아름다운 프랑스 영화 한 편을 완성했다.

■아이콘

동시대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섹션이다.

★아마겟돈 타임(제임스 그레이/미국)

아마겟돈 타임


1980년대 뉴욕. 12살 폴은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형과 함께 시끌시끌해도 단란한 가정에 살고 있다. 어느 날 학교에서 가장 친한 흑인 친구 존과 마리화나를 접하자 부모는 형이 다니는 사립학교로 강제 편입시키게 된다. 유색 인종에 대한 선입관이 가득 찬 백인만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던 폴은 존을 다시 만나게 되고, 부모에 대한 반감으로 학교 컴퓨터를 훔쳐 플로리다로 도망치자고 제안한다. 미국 독립영화의 거장 제임스 그레이의 신작으로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니셰린의 밴시(마틴 맥도나/아일랜드·영국·미국)

이니셰린의 밴시


파드레익은 아일랜드의 시골 마을에서 누나와 단둘이 살고 있다. 그가 교류하는 사람은 오랜 절친 콤과 마을 유일한 경찰의 아들 도미닉 뿐이다. 어느 날 콤이 파드레익에게 절교를 선언하고 그를 피하기 시작한다. 일방적인 절교를 받아들일 수 없던 파드레익은 계속해서 그의 주변을 맴돌고, 이에 콤이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면서 둘의 운명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2017년 ‘쓰리 빌보드’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거머쥐었던 마틴 맥도나 감독의 ‘이니셰린의 밴시’는 기이한 사건을 통해 한 남자의 고독함을 그린다.

★R.M.N.(크리스티안 문쥬/루마니아·프랑스)

R.M.N.


인종차별적 비방에 격분한 마티아스는 동료를 때려눕히고 야반도주 한다. 돌아온 고향에서는 인건비를 아끼려는 공장이 외국인 노동자를 데려오기 시작하고, 어느 새 작은 마을은 적대감과 분열로 들썩거린다. 트란실바니아의 아름다운 산기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화는 거대한 모자이크 같다. 긴 시간 인내심을 갖고 작은 조각들을 맞춰야 소름 끼치도록 사실적인 드라마의 실체에 다가갈 수 있다. 무지에서 비롯된 편견과 공포는 영화 후반부 17분에 걸친 롱테이크에서 절정에 달하는데, 마을 회관에 모인 주민들이 무심코 내뱉는 혐오 발언들이 결코 낯설지 않다.

★미래의 범죄들(데이빗 크로넨버그/캐나다·그리스·프랑스·영국)

미래의 범죄들


멀지 않은 미래, 인간을 둘러싼 모든 것이 합성된 인조물로 이루어진 세계에서 전위 예술가 사울과 그의 파트너 카프리스는 사뭇 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 인공적으로 신체를 끊임없이 변종시킬 수 있다는 ‘진화의 가속 신드롬’ 맹신자인 사울은 자신의 신체를 훼손하는 전위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위험한 공연을 계속하던 사울은 자신의 몸이 쇠약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일생일대 최고로 쇼킹한 공연을 준비하는데….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초현실적인 작품 세계를 집대성했다고 볼 수 있는 ‘미래의 범죄들’은 올해 BIFF에서 야외극장의 대형화면을 통해 관객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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