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다시 등장한 증안펀드..채안펀드도 가동할까

권소현 입력 2022. 9. 29. 19:23 수정 2022. 9. 3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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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조치로 금융시장 안정됐지만 회사채 금리는 상승
우량채 시장도 얼어붙었다 하소연..곳곳서 곡소리
시장선 "채안펀드도 가동해달라" 목소리 높여
금융당국 "효과 큰 만큼 부작용도 있어..더 지켜볼 것"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킹달러와 경기침체 우려로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증권시장안정화기금(증안펀드) 카드가 다시 등장했다. 일각에서는 채권시장 곡소리도 만만치 않은 만큼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도 다시 가동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저신용 회사채뿐 아니라 AA급 이상 우량채 시장도 꽁꽁 얼어붙으면서 회사채 발행도 녹록지 않아진 만큼 채안펀드에 대한 기대가 간절해지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에서는 채안펀드 효과가 큰 만큼 시장 왜곡 등의 부작용도 있어 우선 저신용 회사채 지원책을 시행하면서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국고채 금리 반락에도 회사채 금리는 상승

29일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최종호가수익률을 보면 국고채와 통안증권 금리는 대부분 전일대비 하락세를 보였지만 회사채 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국고채 10년 금리는 10.3bp(1bo=0.01%포인트) 하락했고 30년은 12bp 떨어진 반면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는 AA-급과 BBB-급 각각 3.6bp, 3bp씩 올랐다.

전일 코스피가 장중 3% 이상 급락하면서 2년 2개월 최저를 기록하고, 환율은 장 중 한때 1440원까지 뚫는가 하면 국고채 금리가 오전 한때 20bp 이상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쳤지만 간밤 영란은행의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 덕에 이날 전반적으로 안정을 되찾은 모양새다.

그러나 회사채 시장은 예외였다. 오전까지만 해도 회사채 금리는 전일대비 하락세였지만 오후에 상승으로 돌아섰다. 국고채 3년 만기와의 금리 차이인 스프레드는 AA-급의 경우 107.5bp로 작년 2월5일 이후 근 1년 8개월 만에 최대로 벌어졌다. BBB-급은 692.9bp로 1년 3개월 최대 수준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저신용 회사채는 쳐다보지 않은지 오래됐고 우량채조차도 민간채권평가사(민평) 금리가 의미 없을 정도로 예상범주를 벗어나 금리가 급등하기도 한다”며 “회사채 발행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 증안펀드 하는데 채안펀드는?

전일 ‘검은 수요일’이 연출되면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융시장 합동점검회의를 열고 증시에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도록 증안펀드를 재가동하기로 했다.

채권시장에 대해서는 지난 7월13일 발표한 회사채시장 안정화 방안으로 산은·기은·신보의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여력을 확보한 만큼 이를 활용해 저신용기업을 중심으로 회사채와 CP를 최대한 신속하게 매입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채권시장에서는 저신용 회사채 지원에 그칠 게 아니라 채안펀드를 가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채안펀드는 코로나19 팬데믹이었던 지난 3월 채권시장이 얼어붙자 정부가 20조원 규모로 채권시장 지원을 위해 조성한 펀드다. 자금이 필요할때마다 지원하는 캐피탈콜(투자 대상 확정 후 투자집행 시 자금을 납입) 방식으로 조성돼 1차 콜을 통해 3조원을 마련했다. 이 중 총 2조5000억원 가량을 매입했고 일부 채권은 만기상환돼 현재 채안펀드로 1조3000억원 가량의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다.

2020년 4월1일부터 채안펀드를 집행한 결과 한달여만에 AA급 우량 회사채 시장은 급속도로 안정됐다. 코로나19 이후 크게 벌어졌던 스프레드도 다시 축소됐다. 회사채 시장이 빠르게 정상화되면서 채안펀드도 회사채 발행시 물량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금융기관 중에 유동성이 묶여 있고 기존 자산 유동화를 못해서 어려움을 겪는 곳이 많기 때문에 고신용 회사채에 대해서도 엑시트(현금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채안펀드는 충분히 쓸 수 있는 카드”라고 말했다.

당국 “당장 채안펀드 가동하기 보다 지켜보겠다”

금융당국은 우선 저신용 회사채 지원책에 집중하고 채안펀드 카드는 좀 아껴두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지금 단계에서는 채안펀드 가동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지는 않다”며 “채안펀드는 가장 효과가 크지만 그만큼 시장 가격 왜곡 등의 부작용도 크기 때문에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발표한 회사채 안정화 방안에 따라 회사채 매입여력이 있으니 이를 먼저 적극적으로 활용한 후에 어떻게 할지를 단계별로 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 잡기 위해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채안펀드를 집행해 금리를 눌러놓을 경우 통화정책 기조와 엇박자가 날 수 있다는 점을 채안펀드 집행 걸림돌로 꼽는다.

채안펀드는 주로 AA급 이상 우량채를 매입대상으로 하지만 상황에 따라 국고채를 사들일 수도 있다.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장 전반적으로 금리가 올라야 통화긴축 효과가 나타나는데 이를 채안펀드를 통해 낮추면 통화정책 파급경로를 막는 셈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은이 금리 올렸는데 채안펀드로 장기 CP나 회사채를 사주면 때리고 약 발라주는 격”이라고 설명했다.

권소현 (juddi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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