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특별연합' 업무개시 석달 앞..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처지 왜?

최상원 2022. 9. 29. 19: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국 첫 특별지방자치단체로 지난 4월18일 출범한 '부산울산경남특별연합'이 내년 1월1일 업무개시를 석달 앞두고,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애매한 처지에 놓였다.

부산·울산·경남 3개 시·도가 특별연합 폐기 또는 중단을 선언했으나, 관련 법률과 스스로 만든 규약에 따르면 지금 상태에선 특별연합을 탈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부산·울산·경남 등 3개 시·도는 ‘부산울산경남특별연합’ 출범 다음날인 지난 4월19일 정부 관계부처와 ‘부울경 초광역권 발전을 위한 공동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경남도 제공

전국 첫 특별지방자치단체로 지난 4월18일 출범한 ‘부산울산경남특별연합’이 내년 1월1일 업무개시를 석달 앞두고,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애매한 처지에 놓였다. 부산·울산·경남 3개 시·도가 특별연합 폐기 또는 중단을 선언했으나, 관련 법률과 스스로 만든 규약에 따르면 지금 상태에선 특별연합을 탈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남도는 29일 “특별연합에서 탈퇴할 방법을 행정안전부와 함께 검토하고 있는데, 아직은 그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박완수 경남지사는 지난 19일 “부산·울산·경남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특별연합으로는 안 된다. 대신 2026년 부울경 행정통합을 추진하겠다”며 특별연합 폐기를 선언했다. 부산시는 같은 날 “부울경이 행정통합을 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 부산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적극적으로 협의를 해나가겠다”고 화답했다. 김두겸 울산시장도 지난 26일 “부울경특별연합은 잠정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무개시를 3개월 남짓 앞두고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하지만 세 광역단체의 의사 표명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부산울산경남특별연합 규약’은 특별연합 탈퇴를 지방자치법 208조에 따르도록 정하고 있는데, 208조는 특별연합에서 탈퇴하려는 광역단체의 시도지사는 해당 지방의회 의결을 거쳐 특별연합장에게 탈퇴를 신청하고, 특별연합장은 특별연합 의회의 동의를 받아 탈퇴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문제는 탈퇴 신청을 받을 특별연합장이 아직 선출되지 않았고, 동의해줄 특별연합 의회도 아직 구성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규약은 부산·울산·경남 광역의회가 각 9명씩 27명으로 특별연합 의회를 구성하도록 하고, 특별연합 의회는 세 광역단체장 가운데 1명을 특별연합장으로 선출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3개 시·도 집행부와 의회는 스스로 만든 규약의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부산·울산·경남은 특별연합에서 탈퇴하고 싶어도 탈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남도 출연기관인 경남연구원이 지난 3월23일 발간한 부산울산경남특별연합 홍보자료 표지. 그러나 최근 경남연구원은 “부산울산경남특별연합은 비용만 낭비하고 실익이 없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경남연구원 제공

이에 대해 허승원 행정안전부 자치분권지원과장은 “지난해 1월12일 지방자치법을 개정해 특별연합 설치 근거를 마련했고, 특별연합은 이 근거에 따라 부울경 3개 시·도가 스스로 만들어 의회 의결을 거쳐서 고시까지 완료한 것”이라며 “시도지사가 폐기 선언을 한다고 중단되는 것이 아니다. 법과 규약이 정한 조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탈퇴하려면 어떤 절차를 준용할 것인지 많은 고민과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은영 경남도 정책기획관실 담당자는 “탈퇴를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세 광역단체장이 만나 협의하는 것인데, 일부 단체장의 해외 출장 등으로 협의 일정을 잡지 못했다”고 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