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훈의 ESG 금융] ESG와 채권 (4) ESG가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
E(Environment)·S(Social)·G(Governance). ESG가 화제입니다.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새로 생기는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자와 매출을 관리하기 위해 ESG 경영 전략은 꼭 세워야 합니다. 그러려면 ESG의 범위와 개념을 명확히 하고, 평가 방식과 사례도 철저히 연구해야 합니다.
새로운 분야가 자리 잡을 무렵이면 여러 이익 집단이 난립해 잘못된 정보를 진실인 것처럼 왜곡하는 일이 많이 생깁니다. ESG 분야도 그렇습니다. 아직 EGS의 영역과 관련 단어의 뜻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아 생긴 폐해입니다.
필자는 지난 4년간 국내외 금융, ESG 관련 기관 여러 곳과 일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홍기훈의 ESG 금융] 칼럼을 마련해 독자와 소통하려 합니다. 금융 관점에서 경영자가 알아야 할 ESG 이론을 사례 중심으로 소개하겠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ESG가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HSBC 글로벌 리서치가 발행한 '왜 ESG는 중요한가'라는 책에 있는 그림이 이 메커니즘을 너무나도 잘 보여주고 있어 가져왔습니다.
채권시장은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ESG의 영향을 받습니다.
1. 투자자 행동
이전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ESG 투자자들은 채권의 가격과 이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업이 더욱 활발하게 ESG 활동에 나서기를 원하는 투자자들은, ESG 활동을 활발히 하는 기업에 더 낮은 비용(이자)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습니다. 발행 또는 유통되는 기업의 채권들을 검토해서 자본조달 비용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특정 기업에 특혜 또는 불이익을 주는 방식입니다.
2. ESG 채권
투자자들이 ESG를 잘하는 회사에 이자 비용을 낮춰주는 접근은 간접적으로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칩니다. 더 직접적으로 ESG를 통해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은, ESG 인증채권을 발행하는 것입니다. 앞서 칼럼에서 다루었듯 ESG 채권은 녹색 채권, 사회성과 연계 채권, 지속가능 채권 그리고 지속가능 연계 채권으로 구성됩니다. 이 ESG 인증 채권들은 ESG가 주는 후광효과와 기업의 환경 관련 활동에 금융 프리미엄을 더한다는 의미의 그린니움 효과를 통해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칩니다.
투자자 행동과 ESG 채권은 구체적인 방법론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전자가 투자자의 자발적 행위이고, 후자는 시장 안에서 다른 상품을 만들어 내는 방식으로 작용한다는 차이입니다. 하지만 둘 다 투자자가 ESG를 잘하는 기업의 자본조달 비용을 낮춘다는 맥락에서 보면 비슷합니다. 이런 행위는 투자자의 재무 수익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두 가지 방법은 ESG 통합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3. ESG 통합
ESG가 채권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한 가지 방법이 바로 ESG 통합입니다. ESG를 잘하지 못하는 기업은 매출, 브랜드 그리고 규제에 있어 더 높은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채권을 발행하면서 이런 위험들을 재무적 수익에 반영해야 합니다. ESG를 잘하지 못하는 기업의 채권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는 위험을 채권 가격에 반영해 더 낮은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ESG 통합은 전통적인 신용 분석의 프레임 안에서 채권시장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투자자 행동과 ESG 채권에는 ESG를 잘하는 기업에 자신의 재무적 수익을 희생해서라도 자본조달에 있어 특혜를 주겠다는 투자자의 주관적 취향이 반영됩니다.
반면, ESG 통합은 ESG를 못하는 기업이 마주하는 위험이 그 기업의 신용도에 영향을 줄 경우, 위험을 자본조달 비용에 반영해야 한다는 관점으로 접근합니다. 채권시장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더 재무적인 방식을 취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ESG가 채권시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몇 개의 칼럼에서 채권투자와 ESG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논의하면서 투자자들의 이해를 도우려고 합니다.
글 /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대 교수
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학교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이자 메타버스금융랩 소장입니다. 학계에 오기 전 대학자산운용펀드, 투자은행, 중앙은행 등에 근무하며 금융 실무경력을 쌓았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박사를 마치고 자본시장연구원과 시드니공과대(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습니다. 주 연구분야는 자산운용, 위험관리, ESG금융, 대체투자입니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 글로벌 ESG, 한국탄소금융협회 ESG금융팀장을 포함해 현업 및 정책적으로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정리 / IT동아 김동진(kdj@itdonga.com)
사용자 중심의 IT 저널 - IT동아 (it.donga.com)
Copyright © IT동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스케일업] 레디블룸 [1] “여성 위한 단백질의 모든 것 줄 운영 전략 원한다”
- 한국IBM 이지은 전무 “맞춤형 광고 집행, AI 윤리까지 고려해야”
- [홍기훈의 ESG 금융] ESG와 채권 (3) ESG 관련 채권들
- 디지털 트윈 기술로 접근 불가능한 지역 모니터링 돕는 ‘메이사’
- 수원대 “실전 스타트업 코치 육성, 세르파 프로그램 고도화”
- [신차공개] '디 올 뉴 팰리세이드' 공개·'25년형 캠리 하이브리드' 출시
- 인공지능 환각 줄일 ‘그래프 신경망’에 주목
- 인텔, 2세대 '배틀메이지' 데스크톱 GPU 출시··· '시장 공략에 박차'
- 교보생명 “스타트업과의 협업 통해 보험업 역량 강화 및 신사업 발굴 기대”
- [SBA x IT동아] 신티아 “생성형 AI로 고품질 오디오북 대량생산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