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매력 잃었는데.. KDB생명 매각 안갯속

유선희 2022. 9. 29.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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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산업은행이 21년 만에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성공하자 KDB생명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강석훈 산은 회장이 지난 27일 "KDB생명 매각을 최대한 빨리하겠다"고 밝혔지만 기대대로 매각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2020년 말 산은은 사모펀드 운용사 JC파트너스와 KDB생명 인수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면서 매각 종료 기대감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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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간 4차례 매각시도에도 수포
수익·건전성 좋아졌지만 제도 발목
시장 하향세 등 악조건에 가능성↓
KDB생명 본사. KDB생명 제공

최근 산업은행이 21년 만에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성공하자 KDB생명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강석훈 산은 회장이 지난 27일 "KDB생명 매각을 최대한 빨리하겠다"고 밝혔지만 기대대로 매각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산업은행은 2010년 KDB생명 인수 후 12년 동안 네 차례 매각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수포로 돌아갔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KDB생명의 지분 92.73%를 보유하고 있다. 산은은 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금호그룹으로부터 금호생명을 6500억원에 인수해 KDB생명으로 이름을 바꿨다. 인수 자금과 이후 진행된 유상증자까지 총 1조원 이상을 KDB생명에 투입했다.

기업금융 주력인 산은이 보험사를 떠안은 이후 KDB생명의 경쟁력은 급격히 나빠졌다. 2016~2017년 2년 연속 순손실을 냈고,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은 3년 새 반 토막 나 2017년 말 108.5%까지 떨어졌다. RBC비율이 100%를 밑돌 경우 금융당국의 제제를 받게 된다. 매각 시도는 줄곧 이어졌다. 2009년 KDB생명을 인수한 뒤 2014년에 두 차례, 2016년 한 차례 시도했으나 모두 불발됐다.

2018년부터는 경영진을 보험 전문가로 교체하고, 재무건전성·보장성보험 강화 등 체질개선이 진행됐다. 가장 최근 매각 시도는 2년 전이다. 2020년 말 산은은 사모펀드 운용사 JC파트너스와 KDB생명 인수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면서 매각 종료 기대감을 키웠다. 매각 금액은 약 2000억원, JC파트너스가 KDB생명에 3500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조건이었다. JC파트너스는 앞서 MG손해보험도 인수해 보험업권 운용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듯 했다. 그러나 MG손해보험이 최근 부실금융회사로 지정되면서 JC파트너스가 KDB생명 대주주 적격성을 충족할 수 없게 되자 산은은 SPA계약을 해지했다.

다시 KDB생명을 맞을 인수자를 찾아야 하지만 상황은 더욱 녹록지 않게 됐다. RBC비율은 지난 6월 말 199.62%로 작년 말 대비 30%포인트 올랐고, 당기순이익은 2020년 116억원, 2021년 232억원, 올 상반기 771억원으로 크게 개선됐다. 수익성과 건전성 모두 좋아졌지만 내년 도입되는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자본건전성 제도(K-ICS)가 도입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게다가 과거 KDB생명이 고금리를 보장하는 저축성보험을 많이 판매해 인수자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IFRS17에서 저축성보험은 보험료가 수입이 아닌 부채로 인식돼 최근 생보사들은 판매를 자제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현상 심화로 생보 시장 자체가 하향세라는 점도 여전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생보사의 매력도가 점점 낮아지고 있어 인수자가 다시 등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유선희기자 view@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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