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분초 다투는 환율.."임시 금통위 빨리 열어야"
미 금리인상 공포 여전히 남아
연말 한미 금리격차 더 벌어져
"내달까지 금통위 미룰 이유 없어"
급등하던 원·달러 환율이 29일 1.0원 내린 달러당 1438.9원에 거래를 마쳤다. 2000선 밑을 향해 추락하던 코스피지수도 1.64포인트(0.08%) 오른 2170.93에 장을 마쳤다. 전날 영국 중앙은행(BOE)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대규모 국채 매입을 발표하면서 투자심리를 다소 안정시켰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는 '태풍을 앞둔 일시적 고요일뿐'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시장을 짓누르는 공포가 아직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 발작'과 '패닉 셀링'의 근본 이유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무자비한 기준금리 인상이다.
연준은 지난 21일(현지시간)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추가 인상, 연 3.00%~3.25%로 올렸다. 우리나라 기준금리(연 2.50%)보다 0.5%p~0.75%p 더 높다. 미국 기준금리가 우리 기준금리보다 높은 한·미간 금리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더구나 미국은 11월과 12월 올해 남은 두차례 FOMC에서 두 번 연속 기준금리를 총 1.25%p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말에는 기준금리가 연 4.25%~4.50%에 이르게 된다.
0.25%p 인상의 '베이비 스텝'을 예고했던 한국은행은 '빅 스텝'(한번에 0.50%p 금리 인상)의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씨티은행은 한은이 올해 남은 두차례(10월, 11월)의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총 0.75%p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한국의 연말 기준금리는 연 3.25%가 된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1.00%p~1.25%p로, 지금보다 더 벌어지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멈출 줄 모르고 오르고, 시장 참여자들이 달러당 1500선 돌파를 시간문제로 여기는 근본 이유는 바로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한·미간 기준금리가 역전돼도 괜찮다고 말하지만, 요즘처럼 패닉 현상이 일어나는 비상 상황에선 최소한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만큼 우리도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 미국과 금리 격차를 줄여 달러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야 하는 것이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경제학)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원·달러 환율이 높아지면 환차손을 줄이는 한편으로 미국의 고금리를 쫓기 위해 외국인 자본이 유출되고, 외국인 자본이 유출되면 또다시 환율이 높아지는 악순환이 벌어지게 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왕 금리 인상이 예고된 마당에 10월 12일로 예정된 정례 금통위를 기다리지 말고 하루빨리 임시(비상) 금통위를 열어서라도 기준금리를 최소 0.50%p 올리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강하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연 것은 그동안 세차례다. 2001년 9·11테러 직후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그리고 지난 2020년 3월이다. 2020년엔 미 연준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인하한 데 대응, 한꺼번에 금리를 0.75%p 낮췄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25일 한 방송사에 나와 "미국과 금리 격차가 너무 커지면 금융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정부내에서도 조속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셈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경제학)는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건 확실한데 10월 12일까지 보름씩이나 미뤄야 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며 "어차피 올릴 거라면 임시 금통위를 개최하고 즉시 올려 시장의 불확실성을 빨리 제거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어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한·미간 금리 역전이 벌어질 것이란 건 다 아는 사실이다. 한은 총재가 (금리 인상 시기와 관련) 실기(失期)했다고 본다"며 "0.75%p를 올려야지 0.50%p만 올리는 건 중대한 실수"라고 밝혔다. 강현철기자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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