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소매업 예상만큼 나쁘진 않아..월마트·타깃 주목" [월가월부]

이종화 2022. 9. 2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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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 3분기 어닝시즌
순익 성장률 3.2% 예상되지만
에너지기업 제외 땐 되레 하락
기업 실적개선 기대감 낮아져
"베스트바이 등 소매유통업
실적대비 주가 하락 과도"
모건스탠리 유망종목 추천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10월 중순께 본격적으로 시작될 3분기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빠른 속도로 낮아지고 있다. 월가에선 이익 전망치 하향이 과한 종목들에 주목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월가 연구원들은 3분기 기업 실적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최근 팩트셋이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S&P500 기업들의 전년 동기 대비 이익 성장률 컨센서스는 약 3.2%다. 지난 6월 30일 3분기 기업 이익 성장 전망치는 9.8% 수준이었는데 약 석 달 만에 3분의 1 이하까지 떨어졌다. 3.2%는 2020년 3분기 이후 최악의 성적표라는 게 팩트셋의 설명이다.

이와 동시에 현재 뉴욕 증시 이익 전망치는 에너지 기업들의 착시 효과가 가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고유가 수혜에 힘입어 에너지 기업들의 이익이 크게 증가했는데, 이로 인해 평균 성장률도 올라 실제 수치를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레피니티브는 3분기 S&P500 전체 기업의 이익 성장률이 팩트셋보다 살짝 높은 4.6%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 에너지 업종 기업들을 제외하면 1.9%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3분기 에너지 기업들의 순이익 성장률 전망이 118%에 달해 평균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 미국 기업들의 실적도 이와 유사했다. 레피니티브 기준 2분기 S&P500 기업들의 순이익 성장률은 8.4%였다. 전년 대비 순이익이 약 295.5% 급증했던 에너지 기업들을 제외하면 순이익은 오히려 2.1% 감소했다.

단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에 따르면 S&P500 기준 에너지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는 시가총액 비중은 27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약 6.14%에 불과하다. 이 역시 올해 고유가에 힘입어 에너지 기업들 주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에 늘어난 수치다. WSJ에 따르면 연초 에너지 기업들의 시총 비중은 고작 2.7%였다. 혼자 이익이 급증한 에너지 업종이 낮은 시총 비중에도 평균 수치를 끌어올리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3분기 어닝시즌을 앞두고 증시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걱정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나이절 볼턴 블랙록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인터뷰에서 "아직 미국 기업들에 대한 이익 전망치 하향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다"며 "이미 각 기업 경영진의 우려가 커지고 있고, 내년 이익 전망치는 상당히(substantial)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이익 전망이 크게 하락한 기업들에 투자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주가 하락폭이 크고 이익 전망치가 낮으면 기대감이 작아 오히려 넘을 허들도 함께 낮아지기 때문이다. 마이클 윌슨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어려운 거시경제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가치가 높은 종목을 찾고 있다"며 "이익 전망이 크게 감소한 기업들을 찾는 전략이 유효할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가 대표적으로 추천한 종목은 타깃, 월마트, 베스트바이 등이다. 이들 회사는 모두 소매 유통 기업이다. 베스트바이는 전자제품 전문 유통사, 타깃과 월마트는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종합 유통 기업이다.

내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가 가장 크게 떨어진 곳은 베스트바이다. 지난 3월 이후 내년 EPS 전망치가 약 46% 감소했다. 타깃과 월마트는 각각 36%, 12%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타깃은 지난 2분기 팬데믹 때 대량 주문했던 의류, 가구와 같은 악성 재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0% 급감했다.

재고 문제가 떠오른 영향으로 EPS 전망치도 하락했다. 전자제품을 중점적으로 취급하는 베스트바이도 경기소비재 수요 부진 영향을 받았다. 월마트는 식료품 등 필수소비재 매출 비중이 높아 영향이 덜했다.

2분기에도 실적 발표 직전까지 이익 전망이 크게 낮아졌던 일부 기업이 오히려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한 사례들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테슬라는 2분기 실적 발표 전 상하이 봉쇄 영향에 지난 4월 초부터 석 달 만에 EPS 전망치가 약 28% 줄어들었다. 이런 우려와 달리 테슬라는 컨센서스를 25% 이상 웃도는 2분기 EPS를 기록해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모건스탠리가 추천한 베스트바이도 지난 8월 말 실적을 발표하기 전 7월에 수요 둔화를 이유로 선제적으로 분기, 연간 가이던스를 낮췄다. 월마트도 이와 유사하게 지난달 실적 발표 2주 전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전년 대비 EPS 감소폭이 예상보다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두 기업은 매출과 순이익 모두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한편 기업들의 이익을 압박하는 요소로는 인플레이션, 강달러 현상, 높은 임금 등이 꼽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올해 17% 이상 급등했다. 이로 인해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환차손 영향에 이익 압박을 받고 있다.

또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져 경기소비재 기업들과 유통 기업들의 이익이 감소하고 있다. 또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경제통계(FRED)에 따르면 8월 미국 내 평균 시간당 임금은 약 5.2% 늘어났다. 높은 임금은 전 산업에 걸쳐 기업들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월가 투자정보는 유튜브 '월가월부'에서 확인하세요. 자세한 해외 증시와 기업 분석 정보를 매일경제 해외 특파원들이 생생하게 전달해 드립니다.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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