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슈퍼 같은데, 집집마다 물건이 다르네! 이게, 그로서리의 매력

한경제 2022. 9. 2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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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핫플 사냥꾼, 그로서리 스토어로 오라
먼치스앤구디스, 독특한 청소용품 신기
"테이블에 올라가는 모든 것 팔겠다"
알리멘따리 꼰떼, 대표가 伊 10년 거주
파스타 등 이탈리안 요리 노하우 전수
SPC삼립이 야심차게 내놓은 시티델리
큐레이션 거친 엄선한 제품 즐비

코로나 팬데믹으로 온라인 쇼핑이 빠르게 보편화됐지만 오프라인의 매력은 쉽게 퇴색되지 않았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동네의 작은 그로서리 스토어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이 귀찮음을 감수하면서까지 매장을 찾는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가게 인테리어가 예뻐서, 굿즈가 귀여워서, 신기한 식재료가 있어서 등이다. 백화점 한쪽 수입 식료품점으로 시작해 동네 사랑방, 지역 핫플레이스로 의미가 확장된 그로서리 스토어로 ‘핫플 사냥꾼’들을 초대한다.

한국 유통 시장에 그로서리 스토어를 처음 들인 것은 백화점이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딘&델루카’가 2011년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에 입점했다. 매장 규모는 330㎡(약 100평). 세계 각국의 고급 식재료를 공급하는 ‘프리미엄 푸드 부티크’를 표방했다.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와 ‘가십걸’에 자주 등장한 딘&델루카는 뉴요커의 라이프스타일을 상징하는 브랜드로 인식됐다.

2015년에는 글로벌 식품 브랜드 ‘이탈리’가 현대백화점 판교점 오픈에 맞춰 입점했다. 2007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설립된 이 브랜드는 이탈리아에서 주로 사용되는 식재료뿐만 아니라 주방용품을 판매하며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었다.

그로서리 스토어가 초기에는 ‘백화점에 입점한 수입 식료품점’의 개념이었다면 최근 인기를 끄는 그로서리 스토어는 동네 슈퍼에 가깝다. 대신 매장마다 콘셉트가 명확한 것이 특징이다. 다양한 식료품과 주방용품 중에서 주인의 취향에 따라 제품을 들여오기 때문에 편집숍이라고도 칭할 만하다.

기획형 식료품점의 인기는 ‘보마켓’에서 시작된다. 2014년 서울 한남동 남산 맨션 1층에 문을 연 이곳은 ‘주변에 편하게 들를 만한 식료품점이 없다’는 유보라 보마켓 대표의 아쉬움에서 출발했다. 디자이너였던 그가 아기자기한 물건들을 골라오자 보마켓은 ‘미제 슈퍼’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유명해졌다.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와인, 식탁에 산뜻함을 더해줄 쟁반, 직접 써보고 소개하는 치약 등을 판매한다. 보마켓을 시작으로 서울 곳곳에 아담한 그로서리 스토어들이 문을 열었다.

그로서리 스토어 몇 군데만 다녀와도 풍성한 미식 여행이 만들어진다.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는 볼 수 없는 식재료와 각종 소품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껴보자.

 (1) 먼치스앤구디스

주전부리를 뜻하는 ‘먼치스’와 간단한 물건을 뜻하는 ‘구디스’의 조합. 이름 그대로 산책길에 들러 간단하게 먹을거리를 살 수 있는 공간이다. 하루에 두 번 빵을 구워 판매한다. 먼치스앤구디스를 운영하는 팀 포지티브 제로(TPZ)는 ‘테이블에 올라가는 모든 것을 판매한다’는 슬로건 아래 독특한 청소용품, 식기류, 주방용품을 판매 중이다. ‘고객에게 취향을 발견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는 게 TPZ의 바람이다. 서울 성동구의 복합문화공간 ‘플라츠’ 1층에 자리했다.

 (2) 알리멘따리 꼰떼

이탈리아 가정식에 도전하고 싶다면 알리멘따리 꼰떼를 찾아가 보자. 서울 부암동 골목길에 있는 매장에 들어서면 이탈리아의 정취가 느껴진다. 이탈리아 시에나에서 10년 넘게 거주한 이곳 대표가 현지에서 즐겨 쓰던 파스타 면, 치즈, 오일 등 이탈리아 식료품을 판매한다. 대표가 직접 만든 잼은 나오자마자 동이 날 정도로 인기다. 대표의 노하우가 담긴 이탈리안 요리 레시피도 얻어갈 수 있다고.

 (3) 먼데이 모닝 마켓

서울 지하철 6호선 효창공원역 앞 경의선 숲길에는 셰프, 디자이너, 빈티지 컬렉터로 일하는 네 명이 모여 만든 먼데이 모닝 마켓이 있다. 토요일, 일요일, 월요일 단 3일간만 문을 연다. ‘월요일 아침’이라는 이름은 요리하면서 월요일이 그 어느 때보다 반가웠다는 한 셰프의 경험이 바탕이 됐다. 가게에서 밖을 바라보면 공원 덕분에 차도가 보이지 않는다. 자체적으로 조달한 식료품과 주방용품을 파는 한편 통조림, 사과 등을 주제로 팝업을 열기도 한다.

 (4) 테이스트 앤드 테이스트

식료품점을 겸한 카페 ‘테이스트 앤드 테이스트’는 붉은 벽돌의 외벽과 붉은색과 흰색을 조화시킨 입체적인 간판 디자인으로 지나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사로잡는다. 한적한 서울 논현동 골목에 있지만 동네 주민부터 수입 식료품을 찾는 외국인까지 다양한 이들의 방문이 줄을 잇는다. ‘브랜드와 공간은 가능한 한 오래 지속돼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공간을 구성하는 모든 가구는 이케아 제품만 사용했다. 그로서리 코너에서 커피와 디저트, 간단한 델리 메뉴를 구매한 뒤 매장 내에서 바로 맛볼 수 있다.

 (5) 시티델리

SPC삼립과 같은 대기업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SPC삼립은 서울 광화문 인근에 간편식 전문 편집매장 ‘시티델리’를 열고 신선식품과 와인, 디저트, 식재료를 판다. 큐레이션을 거쳐 엄선한 제품들은 바쁜 직장인에게 고민의 시간을 줄여준다. 침대 회사 시몬스는 서울 청담동에 육가공품 전문매장 콘셉트의 팝업스토어 ‘시몬스 그로서리 청담’을 열었다. 다양한 굿즈가 눈길을 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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