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만 구매·생수 마셔 기부..가치소비 시대

김기정,강민호 2022. 9. 2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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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백산수 매출의 2%
백혈병소아암 환아 도와
CJ푸드빌 '제일제면소'
군인에 최대 25% 할인
신세계푸드 외식업체는
대체육 활용 신메뉴 개발
현대백화점 신촌점에 입점한 중고의류 플랫폼 브랜드 `마켓인유` 매장 모습. 지난 16일 현대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중고품 전문관을 신촌점에 열었다. [사진 제공 = 현대백화점]
대학생 A씨는 생수를 마실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백혈병소아암' 환자 지원 캠페인을 하는 상품을 골라 사면서 간접적으로 아이들을 돕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종의 '가치소비'다.

29일 유통·식품 업계에 따르면 MZ세대를 중심으로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층이 넓어지면서 이를 겨냥한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가치소비'란 소비자가 자신이 가치를 부여하는 제품을 선호하며 소비하는 트렌드를 뜻한다. 대표적인 예가 자신이 믿는 '가치'에 지원사업을 하는 제품을 소비하는 것이다.

생수 '백산수'를 만드는 농심은 백혈병소아암 환아를 돕고 있다.

이날 농심은 연말까지 백산수 한정판을 판매한 뒤 내년 세계 소아암의 날(2월 15일)에 매출액의 2.15%를 기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농심은 백혈병소아암 환아를 대상으로 그림 공모전을 진행했고 여기서 뽑힌 우수작 15개를 이번 백산수 포장에 인쇄했다. 또 농심은 면역력이 약해진 백혈병소아암 환아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안심하고 물을 마실 수 있도록 백산수 지원사업도 하고 있다.

빕스, 더플레이스, 제일제면소 등 CJ푸드빌이 운영하는 외식 브랜드에선 '군인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올해는 국군의 날(10월 1일)을 앞두고 할인폭을 최대 25%까지 높였다. 현역 병사·간부뿐 아니라 20년 이상 복무한 예비역 등 국방부 합의에 따라 군인 신분 확인이 가능한 대상자는 누구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휴가를 나온 군인과 가족을 위한 직접적인 소비 창출 효과도 있지만 CJ푸드빌이란 기업이 '군인'을 존경하고 있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지금도 어딘가에서 고생하고 있는 군인을 응원하고자 할인 혜택을 적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MZ세대에게 소비는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 중 하나"라며 "가치소비는 MZ세대가 자신의 생각과 취향 등을 드러낼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치소비를 즐기는 MZ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 기업들이 가치소비를 활용하는 전략이 업계에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푸드는 외식업체 썬더버드, 타르틴 베이커리, 베키아에누보에서 대안육인 '베러미트'의 미트볼, 다짐육, 소시지 등을 주재료로 활용한 신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인류 건강, 동물 복지, 지구 환경 등 대안육에 담긴 사회적 가치를 함께 알리자는 신세계푸드와 각 외식 브랜드의 공감이 이뤄지면서 신메뉴 개발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MZ세대의 소비 전파력은 확장성이 크기 때문에 기업들로서는 이들의 가치소비 트렌드를 무시하기 힘들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백화점 풍경도 변하고 있다. 업계는 특히 중고상품에 관심이 높다. 백화점에서 '헌 옷'을 판다는 게 처음에는 이상하게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한 층 전체를 중고품 전문관으로 새단장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지난 16일 현대백화점은 신촌점에 중고품 전문관 '세컨드 부티크'를 열었다.

[김기정 기자 /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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