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美 대통령·부통령 잇단 만남..IRA·유동성 협력 '거듭 확인'

김일창 기자 2022. 9. 2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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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방서 바이든 3번 만남, 일주일여만에 해리스 부통령 접견
해리스 "韓우려 해소 방안 챙기겠다"..유동성 공급도 논의 활발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카멀라 해리스(Kamala Harris) 미국 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9.2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한국과 미국의 최대 경제·외교현안인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르는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85분간 접견하고 한미관계 강화 방안을 비롯해 북한문제, 경제안보, 주요지역 및 국제현안 등 상호 관심사에 관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이재명 부대변인이 오후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IRA와 관련한 우리 측의 우려를 전달하며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정신을 바탕으로 상호 만족할만한 합의 도출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에 대해 "조 바이든 대통령도 한국 측의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집행과정에서 한국 측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잘 챙겨보겠다"고 화답했다.

IRA와 관련한 우리 측의 노력은 지난달 법안이 미국에서 발효되기 전부터 지속해서 이어져 왔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IRA 시행에 따른 우리 기업의 피해를 막기 위해 면제나 유예와 같은 방안을 협의하는 등 정부 차원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지난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은 양국 정부의 물밑협상 내용을 두 정상이 확인하면서 진전을 이뤘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장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우리 측의 우려를 전달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측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면서 "한미간 계속해서 진지한 협의를 이어나가자"고 했다.

국가안보실은 두 정상이 공감대를 이룬 것에 대해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두 정상이 만난 지 일주일여만에 해리스 부통령이 방한해 미국의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미국 현직 부통령의 방한은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한한 당시 마이크 펜스 부통령 이후 4년6개월만이다.

미국의 대통령과 부통령이 IRA에 대한 우리 측 입장을 확인하고 해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어떤 식으로든 우리 측에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미국은 오는 11월8일 하원 전체와 상원 일부, 주지사를 뽑는 '중간선거'를 치른다. 현재 다수당은 여당인 민주당이나, 미국 중간선거 역사에서 집권당이 승리한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미국 측의 이런 입장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물밑협상을 진행하는 데, 현재 거론되는 유력한 해법으로는 법안 하위 시행령에 한국 기업을 예외로 두는 조항을 명문화하는 것이 꼽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한국 자동차기업이 미국 내 공장을 완공하는 2025년까지 전기차 보조금 지급 제외를 유예하고 지급 기준도 FTA 체결국까지 넓히는 방안 등이다. 한국 자동차 업계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일정 물량까지는 관세가 없는 '쿼터 할당'을 하나의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16일(현지시간) 서명한 IRA엔 북미 지역에서 생산한 배터리 및 핵심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해 만든 전기자동차에만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 혜택을 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우리 업체가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전기차는 현지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뉴욕에서 한미 정상 간 확인한 유동성 공급장치의 실행 방안도 윤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사이에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두 정상이 양국 금융 안정화 방안에 공감대를 이룬 것만으로 미국이 우리의 외환시장에 호의적인 입장을 확인한 것인데, 이날 해리스 부통령과 만남에서는 보다 발전된 안이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이번 만남은 금융 안정을 위한 유동성 공급장치를 실행하기 위한 긴밀한 협력을 재확인한 점에서 의미있는 성과"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한국은행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미국과의 유동성 공급장치 발동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며 "이런 인식 하에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성 공급장치를 가동할 수 있도록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간에 적극적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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