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금의 무회전 킥] '발로 뛰는' 최윤과 유승민

김창금 2022. 9. 2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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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 대한럭비협회 회장의 '발로 뛰는' 후원사 유치는 참신하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 회장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마케팅 전도사다.

대한탁구협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금까지 유승민 회장이 9개에 이르는 굵직한 후원 협약 체결을 주도했다.

두 협회장의 행보는 대한체육회 산하 종목단체의 수장들 가운데 모범적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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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금 기자의 무회전 킥]최윤 럭비협회장 부임 뒤 후원사 28곳 개척
돈 한 푼 안 내고 폼만 잡는 수장들과 대조
최윤 대한럭비협회 회장이 27일 엘에스(LS)네트웍스 문성준 대표, 구은성 담당과 후원 협약을 맺고 있다. 대한럭비협회 제공

최윤 대한럭비협회 회장의 ‘발로 뛰는’ 후원사 유치는 참신하다. 관성으로 굴러가는 대한체육회 산하 단체·연맹의 기존 문화와 비교해도 파격적이다.

대한럭비협회는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국내 대표 스포츠 브랜드인 프로스펙스와 공식 후원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용품과 현금을 포함해 액수도 꽤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운동화와 트레이닝복 등 선수들에게 필요한 물품 공급처를 찾은 것은 반가운 일이다.

최윤 회장의 후원사 유치가 눈에 띄는 것은 그의 열성 때문이다. 부임 2년 새 유치한 후원사는 28개에 이른다. 직접 각 기업의 최고경영자를 만나 일군 성과다. 대한럭비협회는 총 규모는 밝히지 않고 있지만 연간 10억 안팎의 후원금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최윤 회장은 페이스북을 새로 개설해 공식 ‘럭비 뉴스룸’ 역할을 자처했다. 럭비송, 럭비 영상, 럭비 웹툰,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를 제작했고, 코리아 슈퍼럭비 리그에서 티켓 유료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그의 광폭 행보는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런 까닭에 옛 방식에 익숙했던 일부 럭비인들의 반발을 부르고 있다. 하지만 선수들은 즐겁다. 9월 초 7인제 럭비 월드컵에는 사상 처음 열흘 전 현지에 파견돼 적응훈련을 했다. 상비군팀이 신설됐고, 국외 강팀과의 실전을 위한 전지훈련도 과거보다 훨씬 많아졌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 회장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마케팅 전도사다. 이번 주에는 국내산 홍삼을 배합해 만든 국산 콩 두유 등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이롬그룹과 후원계약을 했다. 대한탁구협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금까지 유승민 회장이 9개에 이르는 굵직한 후원 협약 체결을 주도했다. 금액 총 규모는 2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 회장과 이영수 이롬그룹 부회장. 대한탁구협회 제공

두 협회장의 행보는 대한체육회 산하 종목단체의 수장들 가운데 모범적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 대한체육회는 60여개에 이르는 종목단체가 있는데, 회장의 인맥 관계에 따라 인사권을 휘두르거나 합리적 의사결정 대신 정실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가 있다. 지역 대회를 유치할 때 시설이나 유치지원금 규모가 우선 고려 요인이지만, 이해 관계에 따라 방향을 틀기도 한다. 회장의 무능력으로 사무국 직원의 임금이 체불되는 경우도 있다.

과거 대한체육회 산하 종목단체의 회장은 기업인이나 정치인이 많았다. 요즈음에는 협회장 입후보가 까다롭지 않고, 소수의 대의원 투표와 달리 훨씬 인원이 많은 선거인단에서 뽑기 때문에 다양한 인물이 입후보한다. 출연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그러다 보니 적당히 권력을 누리면서 인맥이나 관리하고 연임을 노리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종목 발전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최윤과 유승민 회장의 사례는 눈에 띈다. 둘의 행보에는 재정·혁신·비전이라는 목표가 선명하다. 이런 기준은 4년마다 돌아오는 협회장 선거 때 다른 종목 단체의 선거인단이 참고해도 좋을 것 같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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