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1000원만 빼갔다"..46억 횡령 건보 직원 '치밀한 예행연습'

안정준 기자 입력 2022. 9. 29. 17:09 수정 2022. 9. 2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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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억원을 횡령하고 해외로 도피한 혐의를 받는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직원이 처음 빼돌린 돈은 불과 1000원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수차례 빼돌린 돈의 규모를 늘려도 적발되지 않자 해외 출국 직전 한번에 41억원 이상을 빼돌려 총 46억원을 횡령하고 필리핀으로 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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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억원을 횡령하고 해외로 도피한 혐의를 받는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직원이 처음 빼돌린 돈은 불과 1000원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수차례 빼돌린 돈의 규모를 늘려도 적발되지 않자 해외 출국 직전 한번에 41억원 이상을 빼돌려 총 46억원을 횡령하고 필리핀으로 도주했다.

2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건보공단을 통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횡령후 해외로 달아난 혐의를 받는 팀장급 직원 최모씨는 지난 4월27일 지급보류된 진료비 1000원을 빼돌린 것을 시작으로 5개월간 횡령 액수를 더 늘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최씨는 재정관리실 소속 업무 담당자로 채권압류로 지급 보류된 건강보험비를 본인 계좌로 입금하는 방식으로 총 46억2326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본인이 결재할 때 상사까지 자동 결재되는 '위임전결 시스템'을 이용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최씨는 처음 돈에 손을 댄 다음날인 4월28일 1741만원→5월6일 373만원→5월13일 5903만원→7월21일 2625만원→9월16일 3억1633만원을 자신의 계좌에 입금했으며 해외 출국 직전인 지난 21일에는 41억7150원을 한 번에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횡령 초반에 횡령금액이 실제 입금된 4월28일과 5월6일에는 각각 오전반차와 연차휴가를 쓰도 했다. 신 의원은 최씨가 횡령이 적발될 경우를 대비해 도주를 위해 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했다. 9월21일 마지막으로 41억7150만원을 횡령한 그는 9월19일부터 9월26일까지 연차휴가를 쓰고 잠적했다.

건보공단은 지난 22일 오전 업무점검 중 재정관리실 재정관리실 채권 담당 직원 최씨의 횡령 사실을 확인하고 강원 원주경찰서에 고발한 상태다. 건보공단은 원금 회수를 위해 예금 채권에 대한 가압류 등 조치를 취했지만 환수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5일부터 2주간 특별 합동감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최씨는 필리핀에 체류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은 최씨를 인터폴에 적색수배 요청했으며 기소 전 피해금액에 대한 몰수보전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의원은 "몇 번의 시도를 통해 허점을 파악하고, 마지막에는 과감하게 약 42억원을 빼돌렸다"며 "처음 한 두 차례 시도에서만 발각됐어도 총 46억원이라는 대형 횡령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팀장 신분으로 지급 계좌번호 등록 및 변경에 대한 권한을 모두 갖게 되는 취약한 지급시스템을 악용한 사례로서 분명히 개인의 잘못이 있다"면서도 "바늘도둑이 소도둑이 되는 동안 전혀 걸러내지 못한 건보공단 관리시스템의 부재이자 공공기관의 기강해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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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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