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떨어질 곳 없다"..증시 추락에 자사주 매입 카드 꺼내든 상장사

김현정 2022. 9. 2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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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화면에 코스피, 코스닥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사진 제공 = 연합뉴스]
최근 국내 증시가 급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상장사들이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가 저점이라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어 주가 부양책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대형주와 중소형주 할 것 없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기업들이 소액주주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자기주식취득 관련 공시 건수는 약 9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3건이 집계된 것을 감안하면 약 3배 수준 증가한 것이다.

가장 최근 자사주 결정 소식을 알린 상장사는 분자진단 기업 씨젠이다. 전날(28일) 씨젠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5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의결했다. 오는 29일부터 6개월 안에 이번 자사주 매입을 완료할 계획이다.

씨젠은 지난 1월 3일 6만1500원으로 올해 첫 거래를 시작한 후 이날 종가(2만6950원) 기준 주가가 56.2% 떨어졌다. 전날 자사주 매입 소식에 4.04% 상승했으나 이날은 0.37%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 상장사 CNH도 자사주 매입 행렬에 동참했다. CNH는 지난 27일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 1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취득예정주식수는 45만주다. CNH의 주가는 이날 10.83% 급등 마감했다.

이 외에도 코렌텍 대표 3인은 3억원 규모를, 아이에스동서(100억원), 엠게임(30억원) 등도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유유제약, 경동제약, 일양약품, 옵투스제약 등 제약·바이오 업계도 이달 들어 자사주에 나서는 모습이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가 저점이라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어 주가 부양책으로 활용되곤 한다. 또 유통주식수가 줄어 주당 가치가 올리가는 효과도 있다.

최근 연준의 공격적 긴축 기조로 글로벌 시장에 충격이 번진 데 이어 유럽과 중국 등 주요국 경제가 침체로 빠져들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위험 자산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는 모습이다.

국내 증시에도 연준발 긴축 우려가 크게 다가온 모습이다. 전날 코스피 지수는 2% 넘게 급락해 2200선 밑에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가 2200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20년 7월 20일(2198.20) 이후 2년 2개월여 만이다. 코스닥 지수도 670선으로 추락했다. 종가 기준으로 장중 680선을 하회한 것은 지난 2020년 5월7일(668.17) 이후 처음이다.

자사주 매입에 그치지 않고 자사주 소각까지 이어가는 기업의 수도 크게 증가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 상장사가 공시한 자사주 소각은 지난 27일 기준 총 32건에 달한다. 지난 한 해 동안 공시된 자사주 소각 건수가 약 20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작년 기록을 넘긴 셈이다.

자사주 소각은 기업이 가진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팔지 않고 없애는 것으로, 자사주 매입보다 더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발행 주식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를 높여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상장기업 유관기관과의 간담회에서 "기업들의 자기주식이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에 부합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며 자사주 활용방안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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