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이티 교민 철수하세요"..갱단 거리 점령·통신 중단 아비규환 [뉴스+]
"연료 인상" 발표에 시민 반발, 갱단 폭력 기승
전기공급 안 돼.. 병원·통신 서비스 중단 '위기'
목숨 건 탈출.. 도미니카 "난민 막아라" 장벽

아이티는 ‘카리브의 가난한 섬나라’로 불리는 만큼 세계적 원자재, 곡물 등 가격 상승의 충격을 어느 나라보다 크게 받았다. 특히 연료난으로 송금 등 은행 업무나 응급 의료, 인터넷·통신, 교통수단 등 서비스가 제한될 위기에 놓였다. 국민들이 일상 생활을 원활히 할 수 없을 만큼 전기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것이다.
아이티 정부는 결국 지난 11일 연료비 인상을 발표했다. 이는 혼란한 사회분위기에 기름을 부었다. 시민들은 즉각 반발하며 시위를 벌였고, 무장 갱단이 연일 거리로 나와 소요사태를 일으키고 있다. 최근에는 갱단이 수도 포르토프랭스 주요 연료 창고 앞에 구덩이를 파 놓거나 입구 쪽에 있던 대형 컨테이너를 무질서하게 배치하는 방법으로 연료 운송을 방해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전국적인 전력 부족 가능성이 더 커지는 등 사태가 커지고 있다.


아이티를 겸임국으로 둔 주도미니카 한국대사관은 28일 “아이티의 사회 혼란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아이티에 거주 중인 교민께서는 상황이 진전될 때까지 도미니카공화국이나 아이티와 가까운 이웃 나라로 철수해 달라”고 공지했다.
혼란을 틈타 갱단이 기승을 부리면서 최근 사회 불안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신에 따르면 무고한 민간인 수백 명이 희생되거나, 갱단이 연루된 납치·성폭행 등 강력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시테솔레이 지역에서 지난 6월이만 155건의 납치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잇따라 발생한 재앙을 수습할 리더십도 부재했다. 총선 연기로 국회는 공백 상태였고, 헌법상 대통령직 승계 대상인 대법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숨졌다. 대통령이 숨지기 직전 임명한 총리는 취임 전이었다. 결국 취임을 앞두고 있던 아리엘 앙리 총리가 총리직을 맡게 됐지만, 그가 모이즈 대통령 암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시민들과 일부 갱단이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등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아이티는 원래부터 치안이 좋지 않았던 데다 공권력의 부재가 장기화하면서 갱단들이 세력을 키우게 됐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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