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영구채 금리 '5년간 연 1%' 혜택..한화 이자부담 덜어

남지현 2022. 9. 2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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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보자로 결정된 가운데 2조3천억원에 이르는 수출입은행 보유 대우조선해양 영구채의 금리를 2023년 1월부터 5년간 연 1.0%로 유지하는 혜택을 주기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조선해양의 지배기업인 산업은행이 지난 26일 발표한 한화그룹과의 투자합의서 내용을 보면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영구채의 "스텝업(채권 발행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금리를 올려주는 조항) 금리를 조정"하고 지난 5년간 발생한 영구채 미지급 이자(올해 상반기 현재 누적 1192억원)는 주식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이 담겼는데, 이번에 그 구체적 내용이 확인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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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기준으로 5년간 이자 부담 1조원 깎아준 셈
매년 이자 약 2700억→230억으로 대폭 줄여
지난 9월26일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 설치된 대형 크레인. 연합뉴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보자로 결정된 가운데 2조3천억원에 이르는 수출입은행 보유 대우조선해양 영구채의 금리를 2023년 1월부터 5년간 연 1.0%로 유지하는 혜택을 주기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조건으로는 내년부터 연 10% 이상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이 혜택으로 5년간 줄어들게 되는 이자 부담은, 시장 상황에 따라 다소 달라질 수 있지만 현재 기준으로는 총 1조원이 넘는다.

29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최근 대우조선해양과 체결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에는 이같은 2조3천억원어치 영구채 관련 내용도 포함됐다. 대우조선해양의 지배기업인 산업은행이 지난 26일 발표한 한화그룹과의 투자합의서 내용을 보면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영구채의 “스텝업(채권 발행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금리를 올려주는 조항) 금리를 조정”하고 지난 5년간 발생한 영구채 미지급 이자(올해 상반기 현재 누적 1192억원)는 주식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이 담겼는데, 이번에 그 구체적 내용이 확인된 것이다.

수출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이 재정난을 겪자, 2016∼2018년 총 2조3300억원에 달하는 영구채(30년 만기)를 2021년까지 연 1.0%, 이후로는 해마다 같은 신용등급의 무보증회사채(5년물) 금리에 0.25%를 더한 금리를 적용하는 조건으로 발행해 지원했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수은의 기존 공적자금 대출액을 대우조선해양이 발행한 영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바꿔준 것이다. 이후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에 나서면서 1.0% 고정금리 조건은 2022년 말까지 1년 더 연장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의 인수가 불발된 이후 이번에 한화가 다시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서면서 1.0% 금리 적용 기간이 2027년까지로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이 최종 인수자로 선정될 경우, 현재 기준으로는 1조원 넘는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이날 대우조선해양 신용등급(BBB-)의 무보증회사채 금리는 약 11.4%이며, 향후 미국과 한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당분간 인상할 계획이어서 더 오를 전망이다. 내년부터 당분간은 12% 이상의 고금리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던 것이다. 정부와의 협상 과정에서 향후 5년간 금리를 1.0%로 고정하기로 하면서, 현재 금리가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연간 약 2700억원으로 불어날 이자를 230억원으로 대폭 줄인 셈이 됐다.

영구채 금리 인하가 한화그룹에 대한 특혜인지 여부를 두고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린다. 강정민 경제개혁연대 연구위원은 “금리 인상 시기에 애초 조건에 견줘 10분의 1에도 못 미치게 이자 부담을 줄여주는 것은 특혜 시비가 불거질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 투자은행(IB) 소속 변호사는 “이자 부담을 크게 줄여주는 것은 맞지만, 현재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고 나서는 기업이 없어 그 정도의 혜택은 용인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산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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