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영유아들은 집에만 있는 줄" 발언..부모들 '실소'
"6개월 영아, 걸어는 다니니까"
부모들 "저렇게 모르고 복지라니"
윤석열 대통령이 어린이집 현장 간담회에서 “아주 어린 영유아들은 집에서만 있는 줄 알았다”“(6개월 영아들이) 걸어는 다니니까” 등이라고 말한 것이 알려지면서 영유아 부모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저출생 대책 및 보육정책 개선안을 만들겠다며 현장 간담회를 열면서 아동발달 단계나 보육실태 등에 관해 사전에 숙지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이다.
지난 28일 공개된 YTN의 현장 영상을 보면 윤 대통령은 지난 27일 세종시의 한 어린이집을 찾아 영유아 부모와 보육교사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윤 대통령은 보육교사와 대화를 나누던 중 “난 아주 어린 영유아들은 집에서만 있는 줄 알았더니, 아기들도 여기를 오는구나. 두 살 안 되는 애들도”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보육교사가 “6개월부터 온다”고 설명하자, 윤 대통령은 “그래도 뭐, 걸어는 다니니까. 걔네들은 뭐해요?”라고 물었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기사 댓글이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선 “왜 6개월차부터 어린이집 가야하는지 어린이집 방문하며 한번도 생각조차 안 해봤다는 것”“아기들에 관해선 솔직히 자식이 없으니 모를 수 있긴 하지만 대통령으로서 저 자리에 방문한 것이라면 적어도 몇세 아이들이 있는지, 어떤 운영방식인지, 왜 가는지는 알고 가야 하는 게 맞다”“이렇게 모른다니 실소가 나온다”“영유아에 대해 저리 관심이 없는데 영유아 복지가 좋아질까요” 등의 비판 글이 올라왔다.
박민아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는 “영유아 보육기관을 방문하면서 그 곳을 이용하는 아동들의 연령이나 보육 상황에 대한 기본적 이해도 없음을 자랑스럽게 드러낸 윤석열 대통령의 태도에서 인구 소멸로 향해가는 국가적 위기의식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며 “어린이들은 정권 홍보에 들러리가 아니다. 쇼는 그만하라”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올해 2분기 출산율이 급락한 것을 언급하면서 저출생 등 인구 문제의 심각성과 해결을 강조한 후 어린이집을 방문했다. 당일 현장 간담회에선 부모급여 도입과 보육교직원 처우개선 등을 국정과제로 선정해 양육 부담 완화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보건복지부는 29일 한국보육진흥원과 함께 ‘보육교사 분야 제도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첫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현 정부 국정과제인 ‘유보통합’(유아교육+보육) 추진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박민아 공동대표는 “윤 대통령은 가정의 양육 부담 완화를 위해 국가가 보육 책임을 대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돌봄’은 가정에서 해결해야 하는 것이라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는다. 영유아 보육 국가책임은 가정의 양육 부담 완화를 넘어 모든 영유아의 발달과 건강을 위해 차별없는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아동인권적 측면에서 강조되어야 한다”고 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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