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던 아이스크림도 내팽개치고 "악!"..매일 밤 에버랜드 '비명' 왜?
경기도 용인에 있는 에버랜드에선 요즘 매일같이 비명이 들린다. 교복을 입은 10대는 물론 유모차를 탄 어린이와 엄마·아빠까지 곳곳이 피칠갑한 좀비들 투성이다. 키가 3m를 넘는 초대형 좀비의 습격에 먹고 있던 아이스크림을 내팽개치고 부리나케 도망가는 모습도 보인다. 테마파크 하면 떠오르는 꿈과 행복의 유토피아 대신, 보기만 해도 오싹한 디스토피아가 펼쳐졌다.
반면 에버랜드에 붙어있는 국내 1호 워터파크 캐리비안 베이는 평온하다. 들어가자마자 마치 중남미 카리브해 해변에 온 듯한 이국적인 풍경이 모습을 드러낸다. 스릴 넘치는 파도풀이 멈춘 곳에선 '망중한(忙中閑)'을 누리거나 바비큐와 맥주를 즐기는 '일일 여행객'들로 가득하다. 이름도 '마르 카리베(Mar Caribe·카리브해)'로 개명했다. 에버랜드에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걸까.
에버랜드를 찾는 젊은 방문객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 '블러드시티6'다. 에버랜드가 오는 11월20일까지 진행하는 핼러윈 축제의 핵심 콘텐츠다. 2010년 호러빌리지를 통해 관련 콘텐츠를 선보인 에버랜드는 2017년부터 블러드시티를 주제로 축제를 열고 있다. 핼러윈이 젊은세대의 놀이문화로 자리잡고 있단 점에서 올해는 기존과 차별화된 호러 패러다임을 내놨다.
에버랜드는 MZ세대가 체험경험을 중시한단 점에서 현실적인 공포감을 주기 위해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의 미술디자인을 총괄한 채경선 미술감독에게 손을 내밀었다. 채 감독은 오징어게임으로 최근 방송계 아카데미로 불리는 제74회 에미상에서 프로덕션 디자인을 수상한 국내 최고 수준의 영화미술 감독으로, 음산한 분위기의 디스토피아적인 기차역 풍경을 탈선한 기차·터널·네온사인 등 세트장을 방불케 하는 압도적인 스케일로 블러드시티6에 구현했다.
채 감독은 "영화적인 세트 디자인에 축제의 공간이라는 걸 효과적으로 표현하려 했다"며 "코로나로 겪었던 갇혀 있고 우울한 감정을 디스토피아적으로 표현했고, 블러드시티 기차를 타고 여기서 탈출해보자는 접근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에서도 디자인대로 100% 구현하기 어려운데, 에버랜드 노하우와 순발력을 통해 실감나게 재현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반신반의하며 내세운 부캐는 대박이 났다. 에버랜드에 따르면 일 평균 1700명씩 찾아와 대기순번까지 받아야 할 만큼 인기를 누린 것이다. 에버랜드에 따르면 마르카리베만 목적으로 방문한 인원이 전체의 78%로 집계될 만큼 새로운 고객층이 형성됐다. 이 같은 효과가 여름 캐리비안 베이까지 이어지면서 올해 워터파크 업계에서 캐리비안 베이만 실적이 반등하는 성과를 냈다.
에버랜드는 발빠르게 마르 카리베 이용 면적을 30% 확장하고 관련 콘텐츠를 추가한 '마르 카리베 더 베이사이드 카페 2.0'으로 재단장했다. 멕시코 가을 축제를 본따 전반적인 분위기를 바꿨고, 식음메뉴도 봄 시즌보다 2배 늘어난 120여 종으로 확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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