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금리도 치솟는다.. 中企 이자 부담 늘어 이중고

정민하 기자 2022. 9. 2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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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시장 불안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은행 문을 두드리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는 데다가, 기업대출 대부분이 대기업보단 중소기업에 집중된 상황이라 이자 상환 부담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가계대출 금리에 근접하거나 웃돌고 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기업대출 금리가 지난달보다 각각 0.40%포인트, 0.33%포인트 상승해 4.47%, 4.3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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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 '역대 최대'
80% 이상이 취약한 中企·개인사업자
은행권 "실적 악화 기업대출 늘리긴 부담

회사채 시장 불안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은행 문을 두드리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는 데다가, 기업대출 대부분이 대기업보단 중소기업에 집중된 상황이라 이자 상환 부담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들이 추가 대출을 꺼리고 있어 자금 경색 우려도 제기됐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가계대출 금리에 근접하거나 웃돌고 있다. KB국민은행의 8월 기준 기업대출 금리는 4.45%로, 가계대출 금리(4.42%)를 0.03%포인트(p) 앞질렀다. NH농협은행 기업대출 금리 역시 가계대출 금리(4.21%)보다 높은 4.26%로 집계됐다. 통상적으로 기업대출 금리는 가계대출에 비해 0.5~1%포인트(p)가량 낮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기업대출 금리가 지난달보다 각각 0.40%포인트, 0.33%포인트 상승해 4.47%, 4.34%를 기록했다. 특히 신한은행의 경우 기업대출 금리 인상 폭이 가계대출금리 인상 폭인 0.10%포인트를 웃돌았다. 하나은행의 8월 기업대출 금리는 4.20%에서 4.47%로 0.27%포인트 증가하며 가계대출 금리(4.33%)와 격차를 벌렸다.

서울의 한 은행 창구. /연합뉴스

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주요 은행의 기업 대출 수요는 늘고 있다. 지난달 말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은 1146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새 6조원이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금리가 오르기 시작한 점을 고려하면 기업 대출 수요는 올해 들어 80조4000억원(약 7.6%) 증가했다.

기업들이 은행 대출을 늘리는 배경엔 얼어붙은 회사채 시장이 있다. 하반기 경기 침체를 우려한 기업들이 회사채 투자 계획을 철회하고, 은행으로 갈아탄 것이다. 여기에 회사채 금리가 급등한 점도 영향을 끼쳤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신용등급이 AA-인 기업의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는 연 5.189%로 연고점을 경신했다. 전년 동기(1.996%)와 비교하면 2.6배 가까이 증가했다.

업계에선 대기업에 비해 부실 우려가 큰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줄도산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안 그래도 경기가 안 좋은데, 금리에다 환율까지 급등해 자금 마련은 물론이고 당장 이자 상환 부담이 크다”면서 “대기업들은 내년 경기가 좋아질 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몰라도 저희 같은 중소기업들은 하루하루 견디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은행 기업대출에서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의 비중은 80%가 넘는다. 이들에 비해 현금흐름이 좋고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은 10%대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대출금리 격차는 7월 기준 0.52%로, 2018년(0.55%포인트)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큰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대출금리는 각각 3.84%, 4.36%로 집계됐다.

일러스트 손민균

은행권은 이들 기업에 적극적으로 대출을 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해당 기업이 돈을 큰 차질 없이 갚을 수 있을지는 재무제표 등을 보고 심사하는데, 최근 경기 침체·환율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률 등 기업 실적이 빠르게 악화한 탓이다. 일각에선 금융 당국이 가계 대출뿐 아니라 기업 대출을 관리하라는 지침을 내려 대출 한도를 제한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영업이익률이 5%가량이 나와줘야 원리금을 상환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건전한 기업으로 본다”면서 “그러나 최근 이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들이 빠르게 늘고 있어 은행권에서도 기업 대출을 꺼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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