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님, 차는 하얀색이 좋아" 택시기사 기지에 피싱수거책 덜미

기사내용 요약
경찰,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신고한 택시기사 피싱지킴이로 선정

[안성=뉴시스] 박종대 기자 = “디자인 회사인데 투자자한테 돈 받으러 왔어요.”

택시기사인 A씨는 지난 7월 승객 B씨를 태워 중간경유지로 이동하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던 도중 “무슨 일로 ○○119안전센터에 가느냐”라고 무심코 던진 질문에 이같은 대답을 듣고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이에 A씨는 해당 승객에게 “회사 법인 통장에 입금을 안 하고 왜 직접 수거를 하느냐”라고 다시 묻자 B씨는 “저희 회사는 그렇게 한다”고 답했다.

이러한 의심은 중간경유지인 해당 119안전센터에 도착했을 때 확신으로 변했다. 다른 승용차 조수석에서 내린 사람이 현금이 든 봉투를 B씨에게 건네는 모습을 목격하고 B씨가 바로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이라는 직감이 든 것이었다.

A씨는 즉각 112에 신고하기로 마음 먹고 전화를 걸었고, B씨가 다시 택시에 탑승하자 이를 들키지 않기 위해 자연스럽게 아는 동생과 통화를 나누는 것처럼 위장했다.

그는 신고 과정에서 경찰이 택시차종과 색상을 물어보자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아우님, 차 사려면 □□□로 사. 하얀색이 제일 좋아”라고 정보를 알려줬다.

A씨는 이어 장거리 운행을 핑계 삼아 B씨에게 커피를 사겠다고 말한 뒤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어갔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B씨를 인계했다.

이 사건을 맡았던 안성경찰서는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인 B씨를 입건해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A씨가 기지를 발휘해 B씨가 경찰에 붙잡혀 C씨도 현금 4600만원을 되찾을 수 있게 됐다.

경찰은 전날 보이스피싱 범죄를 막은 A씨를 ‘피싱지킴이’로 선정하고 표창장과 신고보상금 등을 전달했다.

피싱지킴이 프로젝트는 경기남부경찰청이 보이스피싱 예방과 범인 검거에 도움을 준 시민을 선정해 포상과 함께 사례 홍보를 통해 보이스피싱을 예방하는 시책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pj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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