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살인' 김병찬 항소심 선고, 법정에선 울음소리가 터져나왔다[플랫]

플랫팀 기자 입력 2022. 9. 29. 13:42 수정 2022. 10. 19.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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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연인을 스토킹한 끝에 살해한 김병찬(36)이 2심에서 형이 늘어난 징역 40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이규홍)는 23일 보복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은 그대로 유지했다.

그래픽

김씨는 지난해 11월 서울 중구 한 오피스텔 주차장에서 옛 연인인 30대 여성 A씨를 수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2020년 말부터 범행 전까지 만남을 피하는 A씨의 집에 무단으로 드나들고 피해자를 감금·협박했다가 네 차례 스토킹 신고를 당한 상태였다. 피해자는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고 있었고, 법원은 접근금지 명령 등 잠정조치를 내렸으나 범행을 막지는 못했다.

재판부는 “보복살인이 아니었으며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한 김씨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씨가 접근금지 명령 등을 받고 보복할 목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가 경찰의 분리조치와 법원의 접근금지 잠정조치를 받고 나서 인터넷으로 ‘칼’ ‘손잡이 미끄러움’ 등을 검색하고, 피해자 직장을 찾아가 ‘출퇴근할 때 찌르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냐’ 등 협박한 사실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이어 “모자와 흉기를 구입하는 등 구체적 범행 계획을 세우고 피해자에게 살해를 암시하며 위협한 행위 대부분은 경찰로부터 경고를 받는 등 공권력 개입 후 이뤄졌다”며 “피고인이 원심 선고 직전에 제출한 반성문을 보면 ‘100번 잘못해도 한 번 잘못하면 모든 것이 제 잘못으로 치부되는 게 안타깝다’고 적은 데다, 보복 목적이 없다는 주장을 항소심에서도 반복하고 있어 김씨가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는지 여러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가족과 지인은 말할 수 없는 고통을 호소하며 엄벌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을 고려해도 원심 형량이 다소 가볍다”고 했다.

여성노동연대회의 활동가들과 시민들이 22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신당역 여성노동자 스토킹 살해 사건과 관련하여 페미사이드(여성살해) 추방을 요구하는 ’어디도 안전하지 않았다.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다‘ 집회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이날 법정은 김씨가 나타나기 전부터 피해자 가족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재판부가 판결 요지를 설명할 땐 방청석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나왔다. 피해자 어머니는 재판이 끝난 직후 “김씨에게 사형이 선고돼야 한다”며 오열했다. 그는 “저만 제 딸을 보낸 게 아니라 다른 부모들도 사랑하는 딸을 잃고 있다”며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유가족도 걱정이 된다. 이 나라에서 스토킹 끝에 사람을 죽이는 범인이 안 생기게 해야 한다”고 했다.

피해자의 동생은 “김씨는 무기징역이 아니어서 언젠가 다시 사회로 나오게 될 텐데, 가족들은 지금과 같은 법과 시스템이 우리를 지켜줄 수 있을지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언니는 스토킹 신고를 하고 법원에서 접근금지 명령을 받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했는데도 이렇게 됐다. 이런 법과 사회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김희진 기자 hjin@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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