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판 이스칸데르' 대남용 핵심 '핵 투발 수단'으로 부상
핵 투발 수단 계량 과시하며..'핵에는 핵으로' 메시지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북한이 최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연이어 발사하며 대남용 '핵 투발 수단'의 위력을 과시하는 모습이다. 특히 '북한판 이스칸데르' 계열의 미사일이 주요 수단으로 부각되는 모양새다.
우리 군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인 28일 오후 6시10~20분쯤 북한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2발을 발사했다.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360여㎞, 정점고도는 약 30여㎞, 최고속도는 마하6(음속의 6배·초속 2㎞) 수준으로 탐지됐다.
이번 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인 'KN-23' 계열 혹은 북한판 에이태큼스(ATACMS)인 'KN-24' 계열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두 미사일 모두 북한이 '핵 투발 수단'으로 개량을 거듭하고 있는 탄도미사일이다.
군은 KN-23일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북한이 사흘 전(25일) 발사한 것과 유사하거나 같은 미사일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25일 평안북도 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쏜 SRBM은 비행거리 600여㎞, 정점고도 60여㎞, 최대속도는 마하 5(음속의 5배·초속 1.7㎞) 수준으로 분석됐었다. 이는 부산에 입항한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CVN-76)'을 의식한 도발로 해석됐다.
전날 발사된 미사일도 남한의 주요 군 기지를 타깃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미사일 발사 장소인 평양 순안에서 남쪽으로 약 380㎞ 거리에는 전북 군산의 주한 미 공군 기지, 약 360㎞ 거리엔 충남 계룡대의 우리 육해공군본부 등 핵심 군사시설이 있다는 점에서다.
북한이 같거나 유사한 미사일을 고도, 사거리를 조정해 연이어 발사했다면 짧은 기간 내 고도와 사거리를 조절하며 다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특히 북한은 지난 8월 말에 진행된 한미 연합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 때는 '핵 투발 수단'으로 사용될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지 않다가 최근 동해 한국작전구역(KTO)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미 해상연합훈련 기간 이례적으로 미사일을 쏘아올렸다.
이는 지난 연합연습에 때는 한미가 핵억제 전략자산을 전개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5년만에 핵항모가 전개된 데 따른 대응으로 보인다. '핵에는 핵으로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를 낸 것이라는 뜻이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스칸데르 계열 미사일은 이미 '철도 발사용'으로도 계량된 적이 있다. 일반열차로 위장하면 정찰자산으로 식별이 어렵고 철길이 깔려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운용이 가능하다. '핵 투발 수단 다각화'에 대한 북한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도 지난 4월 KN-23과 유사한 개량형으로 파악된 '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참관했다. 북한은 당시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서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지난 6월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통해 작전계획(작계)를 수정하고 최근 핵무력 사용을 법제화한 북한이 이후 달라진 '전략'을 선보이는 차원일 수도 있다.
북한은 당 중앙군사위에서 전방부대들의 임무와 작전계획의 변화를 언급했는데, 이는 북한이 전술핵탄두 탑재를 위해 선보인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남북 접경지에 배치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란 해석이 있었다.
또 최고인민회의 14기 7차 회의에서 채택한 핵 무력 법령에서 북한은 핵 무기 사용 조건을 명시하면서 각종 핵 투발 수단, 즉 탄도미사일의 능력을 지속적으로 늘리겠다는 의지도 드러냈었다.
동시에 북한은 자신들에 대한 핵무기 또는 기타 대량살상무기(WMD) 공격이 감행되거나 임박했다고 판단되는 경우 핵을 사용할 수 있다는 조건을 법에 명시했는데, 이번 한미 연합해상훈련에 대한 대응이 그간 선보인 일련의 핵 관련 조치들의 '실제 이행'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s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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