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영유아는 집에만 있는 줄" 尹대통령 발언에 부모들 '한숨'

이혜영 기자 2022. 9. 2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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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보육 현장을 방문해 내놓은 발언을 놓고 부모들의 한숨이 짙어지는 모양새다.

서울의 한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30대 보육교사는 "열악한 보육 환경이나 교사 처우 등을 개선한다고 약속해서 기대가 컸는데, 현장 발언을 보면 대통령이 이 분야에 관심이 있긴 한 건지 모르겠다"며 "상황을 모르는데 어떻게 촘촘한 정책 설계를 주문할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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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보완 약속하며 현장 찾았지만..보육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9월27일 세종시 도담동 아이누리 어린이집을 방문, 아이들에게 옛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 할머니 프로그램을 참관하고 있다. ⓒ 연합뉴스

"난 아주 어린 영유아들은 집에만 있는 줄 알았더니…(생후 6개월이면) 걸어는 다니니깐"

윤석열 대통령이 보육 현장을 방문해 내놓은 발언을 놓고 부모들의 한숨이 짙어지는 모양새다. '아이들이 미래'라며 관련 정책 및 지원 강화를 약속했지만, 정작 육아와 보육 현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29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27일 세종시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을 방문했다.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시설을 둘러 본 윤 대통령은 영유아 부모와 보육 종사자,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걸을 정도가 되는 아기들이 오면 어떻게 시간을 보내느냐"고 질문했다. 이후 "아주 어린 영유아들은 집에만 있는 줄 알았더니 두살 안 된 애들도 여기를 오는구나"라고 말했다. 

보육교사가 윤 대통령에 "(생후) 6개월 차부터 온다"고 설명하자, 윤 대통령은 "아 6개월. 그래도 뭐 걸어는 다니니깐"이라고 발언했다. 이어 보육교사를 향해 "그럼 걔네들(어린이집 오는 6개월 된 아이들)은 뭐해요"라고 다시 질문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이 영상을 통해 공유되면서 부모를 포함한 양육자와 보육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제대로 된 현장 파악과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정책이 설계돼야 하는데 대통령이 이와는 동떨어진 발언을 내놨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아이들을 '걔네들'이라고 언급하는 등 단어 선택도 다소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맘카페를 비롯해 온라인에서는 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부글부글하는 모양새다. 

맞벌이를 하고 있다는 한 40대 여성은 "'어린 아기들은 집에만 있는 줄 알았다' '6개월이면 걸으니'라는 말을 듣고 황당해서 웃음이 났다"며 "대통령이 모든 경험을 다 해볼 순 없지만, 적어도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겠다'고까지 했으면 묻고 공부하고 찾아본 뒤에 국민들 앞에서 말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쓴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어린이집이 어떤 역할을 하는 지, 전체적인 보육 환경이나 구조가 어떻게 되는지는 알고 있는 건지 궁금하다"며 "아침마다 얼마나 많은 부모들이 보육 전쟁을 치르고 있는지, 이런 육아 부담이 출산 기피 현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대통령이 현장을 좀 더 확실히 파악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30대 보육교사는 "열악한 보육 환경이나 교사 처우 등을 개선한다고 약속해서 기대가 컸는데, 현장 발언을 보면 대통령이 이 분야에 관심이 있긴 한 건지 모르겠다"며 "상황을 모르는데 어떻게 촘촘한 정책 설계를 주문할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보육 현장을 찾기 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인구 감소 문제 해결을 위해 "포퓰리즘이 아닌 과학과 데이터에 기반한 실효성 있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출산율 제고에 주력했던 과거 정책을 비판하며, 양육 환경 개선과 부모 지원 등 근본적인 대책 추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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