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檢, 백운규 '배임교사'로 29일 추가 기소..'깜깜이' 불기소 권고 후 1년만

박솔잎 기자 입력 2022. 9. 2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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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월성원전 조기 폐쇄와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을 받기 위해 대전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이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배임 교사 혐의로 추가 기소하기로 했다. 검찰은 월성원전 조기 폐쇄 결정이 한국수력원자력에 손해임을 알면서도 백 전 장관이 경제성 조작 등을 지시했다고 판단했다. 배임 교사 혐의 적용은 지난해 8월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의 깜깜이 불기소 권고 이후 약 1년 만이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김태훈)는 이날 백 전 장관을 배임 교사 혐의로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검찰 수사심의위의 깜깜이 불기소 권고 이후 약 1년간 공판 진행과정을 지켜보며 추가 증거를 확보해 이같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6월 대전지검은 백 전 장관과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을 직권 남용 및 업무 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또 정재훈 한수원 사장에게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2018년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끌어내기 위해 한수원의 경제성 평가에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당초 수사팀은 정 사장을 배임혐의로 기소하면서 백 전 장관에게는 배임 교사 혐의를 적용하려 했다. 그러나 당시 김오수 전 검찰총장 등 대검 수뇌부와의 이견과 수사심의위의 불기소 권고 등으로 좌초됐다. 이번 수사팀 추가 기소는 약 1년간의 보완수사 끝에 이뤄진 조치다.

이번 수사팀 추가 기소 배경에는 27일 진행된 백 전 장관 등에 대한 4차 공판이 작용했다. 공판 과정에서 산자부 국장급 공무원 A씨가 증인으로 나와 백 전 장관이 월성1호기 중단 시점을 2~3년 앞당기도록 직원들을 질책했다는 증언을 한 까닭이다.

앞서 검찰이 백 전 장관 등을 재판에 넘기면서 공소장에 이같은 범죄혐의를 적시했는데, 공판과정에서 나온 A씨 진술이 혐의 입증에 힘을 실은 것이다. 공소장에서는 백 전 장관이 2018년 4월 '월성 1호기를 2~3년 동안 추가로 가동할 수 있다'는 보고를 올린 산업부 공무원에게 "너 죽을래? 이걸 어떻게 청와대에 보고하냐"고 질책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백 전 장관의 범죄 혐의는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다.

먼저 이번 추가 기소의 결정적 근거가 된 "너 죽을래" 발언이 나온 상황이다. 백 전 장관은 월성 원전 중단 계획 이행 당시 원전의 수명설계가 2년 6개월 정도 더 남았고, 이를 중단 시 크게는 몇조원의 적자가 날 수 있다는 보고서를 작성한 직원들을 질책해 방향을 바꾼 혐의다.

또 원자력 발전소의 운영 현황을 정리해 정부에 보고하는 설비조사 현황표 조작을 지시한 혐의다. 주식회사인 한수원은 매년 발전소의 운영 현황과 상태 등 객관적인 자료들을 기재한 설비조사 현황표를 전력거래소 등 정부 기관에 제출해야 한다. 백 전 장관은 당시 청와대의 '탈원전' 오더를 이행하기 위해 객관적인 자료만을 기재해야 하는 현황표에 '한수원은 앞으로 월성1호기의 경제성 저하 등을 고려해 가동 중단을 계획하고 있다' 등을 기재하도록 강요한 의혹이 있다.

이어 월성원전 중단의 당위성을 확보하기 위해 경제성을 조작했다는 의혹이다. 월성원전 1호기의 중단 전 운영 현황 등을 살펴보면, 1년에 4개월 약 30퍼센트 정도만 운영해도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지표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백 전 장관은 밖으로 보이기에 경제성이 좋지 않아 보이도록 손익분기점을 높게 측정하도록 조작한 혐의도 받는다.

이번 수사팀의 추가 기소는 검찰 수심위의 '깜깜이' 불기소 권고 이후 약 1년 만이다. 당시 김오수 전 검찰총장 등 대검 수뇌부는 수사팀의 '배임 교사' 혐의 적용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에 지난해 8월 외부 의견을 수렴하자며 검찰 수심위가 개최됐고 '불기소 권고' 및 '수사 중단' 결론이 나왔다.

당시 수심위는 이같은 결론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를 수사팀에 전달하지 않았다. 이번 검찰의 추가 기소 방침에 따라 본보는 불기소 권고를 내렸던 수심위에 연락을 취했으나 "(왜 불기소 권고를 내렸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답변밖에 받지 못했다.

박솔잎 기자 soliping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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