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준법감시인 유명무실..5년간 업무정지요구 고작 1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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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거액의 횡령사고와 이상 외환거래로 금융권의 내부통제 미비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내부통제 관리를 위한 준법감시인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잇따라 대형사고를 터트린 은행권에서는 주요 시중은행의 준법감시인들이 행사한 업무정지 요구권이 지난 5년 간 0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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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5대 시중은행은 0건…"내부통제 제대로 동작하는지 의문"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최근 거액의 횡령사고와 이상 외환거래로 금융권의 내부통제 미비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내부통제 관리를 위한 준법감시인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잇따라 대형사고를 터트린 은행권에서는 주요 시중은행의 준법감시인들이 행사한 업무정지 요구권이 지난 5년 간 0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7월까지 5대 시중은행과 5개 저축은행, 5개 증권사 및 17개 손해보험사와 23개 생명보험사 내에 임명된 준법감시인들이 사용한 업무정지 요구권은 고작 17건에 불과했으며 이마저도 8건은 동일한 회사에서 사용됐다.
준법감시인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내부통제를 관리하고 준수여부를 점검하기 위한 제도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IMF의 지배구조 개선권고에 따라 시행됐다.
이어 금융감국은 지난 2014년 8월 준법감시인의 권한 강화를 위해 임직원의 위법사항 발견시 업무정지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도입했으며 적정 수준의 내부통제 전담인력비율을 확보토록 했다.
그러나 지난 5년 간 5대 시중은행인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에서는 업무정지 요구권이 단 한 차례도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700억원대 횡령이 발생한 우리은행이나 올해 상반기에만 10건의 횡령사건이 일어난 농협, 다수 은행에서 발생한 총 10조원대가 넘는 이상 외환거래와 같은 금융사고에도 불구하고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가능한 지점이다.
준법감시인 담당 인력 비중도 올해 6월 말 기준 국민은행(1.0%)을 제외하면 농협은행(0.59%), 신한은행(0.82%), 우리은행(0.82%), 하나은행(0.91%) 등이 금융당국 권고수준인 1%를 채우지 못하고 있었다.
5개 저축은행(SBI·한국투자·웰컴·오케이·페퍼)의 경우 페퍼저축은행에서 업무상 횡령에 대한 1건의 업무정지요구권 사용을 제외하고는 0건이었으며 준법감시인력 역시 0.63~1.75%까지 제각각인 모습을 보였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라이나생명에서는 지난 5년간 무려 8건의 업무정지 요구권이 사용됐지만 조치건수는 단 한건도 없었다. 두 번째로 많은 업무정지 요구권 사용건수를 기록한 한화생명은 2586명이라는 임직원 숫자에도 불구하고 겨우 0.3%에 불과한 8명만을 준법감시 지원인력으로 두고 있었다.
각 금융사에서 운영하는 내부고발제 또한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업권별 주요 업체의 내부고발 건수는 2018년 160건에서 2021년 315건으로 매해 증가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7월 기준으로 170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포상 등 내부고발에 대한 인센티브는 극히 미비했다. 2018년에는 인센티브 부여실적이 아예 없었고 2019년 3건, 2020년 2건, 2021년 5건 등에 그쳤다.
최 의원은 "금융사고는 한 번 발생하면 피해규모와 정도가 크고 사회 전반에 수많은 파장을 불러오는만큼 철저한 준법정신과 내부통제가 필요한데 제도가 제대로 동작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준법감시인의 독립적인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지원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사고 예방적 성격을 지닌 업무정지 요구권의 사용을 활성화 해야 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phite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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