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기고 불타고 숨 막히는 '지하공간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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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지하의 역습이 인명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화재와 침수 등 사고뿐 아니라 구급과 구조 등에도 취약한 지하 공간의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화재와 침수 등 각종 사고뿐 아니라 구조·구급에도 취약한 지하 공간의 안전 확보를 위한 보다 근본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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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 확보 최악, 구조·구급에도 취약..물불 가리지 않는 안전대책 고민해야"
대전시, 노동자 휴게실 등 사무실 '지하 설치 금지' 조례 추진
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지하의 역습이 인명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화재와 침수 등 사고뿐 아니라 구급과 구조 등에도 취약한 지하 공간의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
#1. 지난 26일 대전 현대아웃렛 지하주차장 화재 사고로 7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는 등 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한 대피자는 "20~30초, 순식간에 몰려온 검은 연기 때문에 나가기 어려웠지만, 다행히 비상계단 위치를 알고 있어서 부랴부랴 대피했다"며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상황이 그만큼 급속도로 악화됐다는 것인데, 화재가 개장 전인 오전 7시 45분이 아니라 영업 중에 발생했다면 피해는 어땠을까.
#2. 지난해 8월 충남 천안의 한 아파트에서는 지하주차장 화재로 차량 670여 대가 피해를 입었다.
출장 세차 차량의 폭발로 인한 사고로 인명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지하 주차장이 밀폐된 탓에 주차돼있던 차량 대부분이 전소되면서 대규모 물적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경찰은 세차 업체 직원이 담배를 피우기 위해 라이터를 켜는 순간 차량이 폭발한 것으로 보고 업체 직원과 대표에게 '업무상과실폭발성물건파열' 혐의를 적용한 바 있다.
지하 공간이 화재에만 취약한 건 아니다.
#3. 지난 7일 포항에서는 지하주차장에 물이 차오르면서 7명이 숨졌다. 불과 20일의 간격을 두고 포항 지하주차장과 대전 지하주차장에서 물과 불로 각각 7명씩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다.
포항의 경우 순식간에 물이 차올라 대피할 겨를이 없었고, 대전 역시 순식간에 검은 연기가 몰려와 대피할 겨를이 없었다고 생존자들은 말한다. 밀폐된 지하공간의 파괴력인 셈이다.
포항 사고 후 정부 등은 차수벽 설치 등을 대책으로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대전 화재 사고에서 드러난 것처럼 물의 흐름을 막는 차수벽이 화재 상황에서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물불을 가리지 않는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4. 주차장뿐 아니라 반지하도 있다. 지난달 9일 서울 집중호우 당시 신림동 빌라 반지하에 거주하던 40대 자매를 비롯해 3명의 일가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가족들 역시 순식간에 흘러내린 빗물에 집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변을 당했다.
전문가들은 "화재와 침수 등 각종 사고뿐 아니라 구조·구급에도 취약한 지하 공간의 안전 확보를 위한 보다 근본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양대 최승규 재난안전소방학과 교수는 "특히 지하 화재의 경우 위로 올라가는 사람 대피 동선과 연기 이동 동선이 같아 인명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다"며 "연기를 밖으로 빼내는 제연설비의 경우 현행 지하 3층부터 의무 설치인데, 이를 보다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전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노동자 휴게실 등 사무실 지하 설치를 금지하는 조례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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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CBS 신석우 기자 dolb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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