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40원 넘게 오르고.. 코스피·집값·인구는 내려갔다 [한강로 경제브리핑]

유지혜 2022. 9. 29.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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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發) 금리 인상의 후폭풍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전 세계 금융시장에 영국 파운드화 쇼크로 촉발된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 중국 경기 침체에 따른 위안화 약세 등 또다시 동시다발적 글로벌 악재가 몰아쳤다.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20원 가까이 급등하며 치솟았고, 코스피는 2200선이 무너진 채 장을 마감했다.

주택시장도 얼어붙었다. 올해 3분기 수도권의 집값이 전국에서 가장 크게 떨어지는 등 주택가격 하락세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점 대비 집값이 가장 많이 내려간 지역은 세종으로 나타났다.

한편 올해 7월 출생아 수가 2만명을 간신히 넘기며 전년 대비 8.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혼인 건수 역시 7월 기준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앞으로도 출생아 감소 추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출생아 수는 줄어드는 반면 사망자 증가세는 지속되면서 인구가 자연감소하는 흐름이 33개월째 이어졌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1421.5원)보다 18.4원 오른 1439.9원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2223.86)보다 54.57포인트(2.45%) 내린 2169.29에 , 코스닥은 전 거래일(698.11)보다 24.24포인트(3.47%) 하락한 673.87에 거래를 종료했다.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전광판에 종가가 나타나고 있다. 뉴시스
◆금융시장 패닉…1440원 돌파한 환율·2200선 무너진 코스피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8.4원이나 급등하며 1439.9원을 기록했다. 2009년 3월 16일(1440원)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장중 한때 1440원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파운드화 폭락으로 달러 가치 상승세가 재확인되면서 곧바로 원화에도 영향을 미친 셈이다. NH선물 김승혁 연구원은 ”장기간 1500원이 되긴 어렵겠지만 상단으로는 열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장중 2200선이 무너졌던 코스피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2200선이 무너졌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2.45% 하락한 2169.29로 마감했다. 2200선 하회는 2020년 7월20일(2198.20)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종목 2521개 중 절반에 가까운 1139개(45.2%)가 52주 신저가(체결가 기준)를 경신했다.

채권시장에서도 금리 급등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일 대비 18.4bp(1bp=0.01%) 뛰어오른 4.488%를 기록, 4.5%에 바짝 다가섰다.

채권시장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감에 따라 정부는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오후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오는 30일 2조원 규모의 긴급 바이백(국채 조기상환)을 실시하기로 했다. 방 차관은 “필요 시 주식·회사채 시장 불안 심리 완화를 위한 시장변동 완화 조치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행도 29일 오전 10시부터 10분 동안 국고채 10년·5년·3년물을 경쟁입찰을 거쳐 3조원 이내 규모로 매입할 예정이라고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시장 합동점검회의를 갖고 증안펀드 재가동 등의 카드를 예고했다. 정부 대응 소식이 전해지며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일 대비 3.4bp 오른 4.338%에 장을 마쳤다.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집값 본격 내림세…”3분기 수도권 전국 최대 하락”

한국은행이 28일 발간한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8월 중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월평균 주택매매가격과 전셋값은 6월 말 대비 각각 0.27%, 0.26% 하락했다. 지난 2분기 하락폭이 각각 -0.02%, -0.03%였던 것과 비교해 크게 확대된 것으로, 전국 7개 권역 중 가장 가파른 내림세를 보였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수도권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서울 지역 재건축 아파트 매매 가격이 하락하면서 주택매매가격이 떨어졌다”면서 “전셋값은 대출금리 상승 영향으로 전반적인 전세 수요가 감소하고, 인천지역 전셋값이 0.55% 하락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특히 상승기(2019년 10월~2021년 12월)에 집값이 크게 뛰었던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 폭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별 고점 대비 주택매매 가격 변동률은 세종(-7.93%), 대구(-3.37%), 대전(-1.29%) 순으로, 하락 전환 시점이 빠를수록 월평균 하락 폭도 크게 나타났다. 이어 인천(-1.21%), 경기(-0.79%), 서울(-0.33%) 등이 뒤를 이었다.

권준모 한은 조사국 지역경제조사팀 과장은 “전반적으로 주택가격 고평가, 금리상승과 대출규제 강화에 따른 차입여건 악화 등 주택시장 하방 요인이 공급부진 등 상방 요인보다 우세했다”면서 “주택가격 하방 리스크도 지난해 말부터 빠르게 증대하고 있고, 특히 상승기 중 가격이 크게 오른 지역에서 하방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7월도 출생<사망…33개월 연속 인구 자연감소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7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출생아 수는 2만441명으로 집계돼 전년 동월 대비 1923명(8.6%) 줄었다. 출생아 수는 2016년 4월 이후 76개월째 동월 기준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출생의 선행 지표로 볼 수 있는 혼인 건수도 1만4947건으로 1년 전보다 5.0% 줄어 통계 작성 이래 동월 기준으로 가장 적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거리두기 해제로 예비 신혼부부들이 미뤘던 결혼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7월까지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던 셈이다. 혼인 건수는 지난 5월 전년 동월 대비 5.5% 늘었지만 6월(-8.2%)부터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통계청은 30대 인구 감소와 결혼과 출산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혼인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혼 건수는 7535건으로 1년 전보다 9.3% 줄었다. 이 또한 혼인 건수 감소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출생 관련 지표가 감소세를 보인 반면 사망자 수는 증가세가 계속됐다. 지난 7월 사망자 수는 2만603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 증가해 통계 작성 이후 동월 기준 가장 많았다. 인구 고령화와 코로나19 확산이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인구 자연증가분은 -5588명이었다. 인구가 자연감소하는 현상은 2019년 11월부터 이어지고 있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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