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보따리 푼 현대차, 등 돌린 美

김창성 기자 2022. 9. 29.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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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미국 IRA법 시행, 움찔한 현대차①] 현지 전기차 생산 전까지 세제혜택 無.. 타격 불가피

[편집자주]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최종 서명으로 단행된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오로지 미국을 위한 법이다.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는 전기자동차에는 세제 혜택을 주지 않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현지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경제 동반자로서의 적극적인 행보를 약속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미국이 법안 수정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을 직접 상대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에서 문제 해결은 한국 정부의 몫이다. 정부는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풀어낼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까.

미국의 ‘인플레 감축법’ 후폭풍이 거세다. 사진은 정의선(왼쪽)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5월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환담을 나눴던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기사 게재 순서
①투자 보따리 푼 현대차, 등 돌린 美
②겉으론 中 견제, 속내는 '자국 기업' 감싸기
③발등의 불 현대차그룹, 해법 찾아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5월 방한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현지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지만 불과 3개월 만에 '인플레이션 감축법'(인플레 감축법)에 서명하며 당혹스런 행보를 보였다. 이 법에 따라 현지에서 생산되는 전기자동차에만 세제혜택이 제공돼 오는 2025년 조지아공장 완공 예정인 현대차그룹은 3년 동안 현지 경쟁업체와의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큰 타격이 우려된다.


방한한 바이든이 유일하게 따로 만난 기업인 '정의선'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방한 당시 한국 기업인 중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만 유일하게 따로 만났다. 두 사람의 만남은 약 50분 동안 이어지며 대규모 투자 계획 등을 공유했다.

정 회장은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공장 및 배터리셀 공장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에서 추진 중인 미래 신사업 분야 내용과 앞으로의 경영 계획 등도 공유했다.

두 사람은 환담 직후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 야외에 마련된 별도 장소에서 한·미 기자단을 대상으로 관련 내용도 직접 발표했다.

정 회장은 "미국 전기차 전용공장과 배터리셀 공장 건설에 투입하기로 한 55억달러(약 7조6000억원) 외에 오는 2025년까지 현대차그룹이 미래 신사업 분야와 관련 미국에 50억달러(약 7조원)를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대미 전체 신규 투자 규모가 100억달러(약 14조600억원)를 넘어서며 글로벌 완성차업계 선두 도약을 위한 시동을 거는데 걸림돌이 없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래픽=이강준 기자
정 회장은 현지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기회를 열어준 바이든 대통령에게 감사 인사를 표하며 현대차그룹의 미국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화답했다. 그는 "현대차그룹의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투자를 통해 8000명 이상 고용이 창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이런 투자를 통해 미국 국민과 근로자들에게 더 많은 경제적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돼 미국 정부의 제조업 부흥 정책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수 있는 길이 열린 데다 정 회장이 국내 기업인 가운데 유일하게 바이든 대통령을 따로 만나 관련 내용에 대해 의견을 공유한 만큼 앞으로의 사업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막무가내 바이든, 현대차는 멘붕


현대차그룹의 대규모 투자 계획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은 불과 석 달 만에 '인플레이션 감축법' 카드를 꺼내 들어 모두를 당혹스럽게 했다.

지난 8월16일(현지시각) 자국의 전기차 지배력 강화를 위한 '인플레 감축법'에 서명한 것이다. 이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인 4300억달러(약 565조원) 규모다.

미국 정부는 중국 원자재 공급 의존도를 낮추고 북미 생산을 늘리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기로 하는 등 오는 2030년까지 현지 신차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을 50%로 높일 계획이다.
미국의 ‘인플레 감축법’ 여파에 현대차그룹이 고심하고 있다. /사진=머니S DB
보조금 지급 규모는 새 전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7500달러(약 980만원), 중고 전기차를 사는 저소득·중산층에게는 4000달러(약 520만원)의 세액 공제를 제공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현대차그룹이 당혹스러운 부분은 해당 법안에 세액 공제 대상인 전기차가 미국에서 생산된 경우에만 적용된다는 조항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대표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EV6 등을 모두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한다.

현대차 등이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지 않을 경우 수혜를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현실적으로 당장 현지에서 생산할 방법은 없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 약 6조3000억원을 투입해 연간 30만대 규모의 전기차 생산기지를 미국 조지아주에 짓기로 발표했지만 조지아 공장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착공해 오는 2025년 완공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11월부터 제네시스 전기차 GV70 EV를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지만 프리미엄 모델인 만큼 시장 주도를 기대하긴 어렵다.

조지아 공장이 완공되기 전까지는 현지에서 전기차 세제혜택 없이 팔아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돼 경쟁에서 밀려날 것이 우려된다.

현대차그룹은 현지에서 세제혜택 없이 전기차를 팔아야 하는 부담을 떠안은 데다 중국 부품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공급망 재편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당분간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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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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