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임대주택은 왜 '실험의 장'이 돼야 하나

유엄식 기자 2022. 9.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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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자가 취재한 충남 아산시 소재 LH 임대아파트 단지의 '외벽 계단' 기사를 접한 누리꾼들은 이런 반응을 내놨다.

이 아파트 외벽 모양은 매우 독특하다.

"아이들이 장난치다가 떨어질 것 같다"는 비판이 확산하자, 처음엔 이 구조물이 안전하다고 했던 LH도 결국 '보강 공사'를 결정했다.

애초 이 건물의 안전성에 의구심이 컸던 기자 입장에선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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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저소득 임대주택 입주자들이 실험 대상이 돼야 합니까"

최근 기자가 취재한 충남 아산시 소재 LH 임대아파트 단지의 '외벽 계단' 기사를 접한 누리꾼들은 이런 반응을 내놨다.

이 아파트 외벽 모양은 매우 독특하다. 복도식 건물 곳곳에 2~3개 층을 연결하는 계단이 설치돼 있다. 언뜻 보면 비상 대피용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취재 결과 '특화 디자인'이었다. 쉽게 말해 "건물에 멋 좀 냈다"는 것이다. LH는 "입주민들의 원활한 소통을 고려했다"는 부연 설명도 했다.

하지만 이 아파트 입주 예정자를 비롯해 여론은 부정적 평가가 많았다. "아이들이 장난치다가 떨어질 것 같다"는 비판이 확산하자, 처음엔 이 구조물이 안전하다고 했던 LH도 결국 '보강 공사'를 결정했다.

주택 공기업이 독창적 디자인에 치중해 낭패를 본 사례는 또 있다. 최근 기자가 취재한 서울 중랑구 신내4 공공주택지구 사업이다.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프랑스, 독일 등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해서 국내 최초로 진행한 이른바 '도로 위 아파트' 프로젝트다.

왕복 10차선 도로 위에 콘크리트로 덮은 '인공대지'를 만들고 그 위에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990가구 아파트와 생활 SOC, 녹지 등을 갖춘 컴팩트시티 계획은 발표한 지 3년이 흘렀지만 첫 삽을 뜨지 못했다. 후속 설계 검증 과정에서 붕괴를 비롯한 각종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된 까닭이다.

이 디자인은 애초 건물 하중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주택 공급량의 70% 이상은 전용 20㎡(6평) 원룸형으로 설계했고, 외부에서 골조 등을 미리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모듈러 방식을 채택했다.

사업지 일대에 멀쩡한 대지를 놔두고 굳이 전체 면적의 3분의 1 수준인 인공대지 위에 대형 건물을 올리려 한 도전이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입주민들이 더 좁은 집에 살면서 삶의 질을 떨어뜨릴 만한 가치가 있었는지 되묻고 싶다. 애초 이 건물의 안전성에 의구심이 컸던 기자 입장에선 더 그렇다.

천편일률적인 성냥갑 아파트 외관에 대한 지적은 주택 공기업들의 트라우마다. 이 때문에 민간에선 굳이 채택하지 않을 '괴이한 작품'들이 '혁신'으로 포장돼 공공주택 사업에서 종종 반영된다. 이로 인한 각종 피해는 오롯이 입주자들 몫이다. 멋진 설계도보다 현장의 목소리가 훨씬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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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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