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가 막내 조정호의 '믿음'..메리츠금융 자산 26배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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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금융그룹이 '한진가'의 금융 계열에서 100년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고 있다.
2005년 한진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손해보험사 동양화재(현 메리츠화재)의 자산은 2조7000억원에 불과했다.
계열분리 직후 인수했던 메리츠증권까지 포함한 메리츠금융그룹으로 확대하면 성장세는 더 가파르다.
신뢰 경영의 결과는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의 CEO(최고경영자) 근속 연수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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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메리츠금융그룹이 '한진가'의 금융 계열에서 100년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고 있다. 그 중심엔 설립 100주년을 맞이한 메리츠화재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메리츠증권이 자리하고 있다. 전문경영인 김용범 부회장과 최희문 부회장의 철저한 성과주의 경영 덕분이다. 그 뒤엔 조정호 회장의 믿음이 자리하고 있다.
2005년 한진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손해보험사 동양화재(현 메리츠화재)의 자산은 2조7000억원에 불과했다. 지금 메리츠화재 자산은 28조원에 이른다. 그사이 시가총액은 17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21배, 당기순익은 264억원에서 6631억원으로 25배 늘었다.
계열분리 직후 인수했던 메리츠증권까지 포함한 메리츠금융그룹으로 확대하면 성장세는 더 가파르다. 2005년 당시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의 통합 자산은 3조3000억원 수준이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양사의 자산을 합치면 거의 90조원으로 26배 성장했다.
조중훈 창업주의 막내 조정호 회장은 2005년 계열 분리와 인수 등의 과정을 거쳐 한진의 금융 계열사들을 들고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만년 5위'였던 메리츠화재는 장기인보험 시장 1위, 당기순이익 3위 업체로 키워냈다. 특히, 장기인보험 시장 1위는 부동의 1위 삼성화재의 아성을 무너트린 업계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뿐만 아니라 증권사 중 10위권 밖이었던 메리츠증권은 매년 사상 최대실적을 경신하며 지난해에는 7829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업계 6위로 올라섰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상반기에도 4408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역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증권업계가 어려운 가운데 전년 대비 10.2%의 두자릿수 성장해 리스크 관리에도 능한 증권사라는 평가를 얻었다.
한진그룹 내 비주류였던 금융 계열사를 물려받아 다른 금융그룹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금융그룹을 구축한데는 조 회장의 철저한 성과주의와 '믿고 맡기는' 경영 철학의 결과라는 것이 금융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조 회장의 계열사 관리 방식은 다른 어떤 금융지주와도 다르다. 우수한 전문경영인을 영입하는 곳들은 많지만 전문경영인의 판단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이들의 결정에 간섭하지 않는다. 수천억원대 투자까지도 사전이 아닌 사후보고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은 이를 방증한다.
신뢰 경영의 결과는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의 CEO(최고경영자) 근속 연수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은 2015년 CEO로 선임돼 3연임에 성공, 2024년 3월까지 최소한 10년간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은 2010년 2월 당시 메리츠종금증권 CEO에 올라 12년째 메리츠증권을 이끌고 있다. 올해 초 4번째 연임을 확정하며 2025년 3월까지 임기가 보장된 상황이다.
양사 CEO는 2017년 말 나란히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조 회장이 양 CEO에게 보내는 신뢰가 그만큼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메리츠금융 관계자는 "조 회장의 철저한 성과와 보상주의 원칙이 빠른 시간 안에 손보사와 증권사 모두 성장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며 "승진 연한이 없어 40대 임원도 많고, 회장이나 부회장보다 연봉 높은 임직원들이 심심치 않게 있는 것만 봐도 조 회장이 어떤 경영 철학을 갖고 금융그룹을 이끄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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