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연애 안 하는 사회

한승주 입력 2022. 9. 29.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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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지 않겠다는 비혼주의자를 심심찮게 만난다.

지난 7월 만 19~34세 비혼 청년 1047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청년의 연애, 결혼, 그리고 성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고, 연애조차 자발적으로 웅크리는 삭막한 시대가 됐다.

청년들이 결혼은커녕 연애도 하지 않으려는 이런 사회, 분명 정상은 아닐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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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주 논설위원


결혼하지 않겠다는 비혼주의자를 심심찮게 만난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많은데, 이들은 결혼이 여성의 노동을 착취하는 제도라고 생각한다. 부모가 차려준 밥 먹고 자란 건 똑같은데 결혼 후에는 여성이 남성의 밥을 차리고, 빨래 청소 등 가사노동을 더 많이 하는 게 당연시된다. 여기에 임신 출산을 겪으며 힘들게 들어간 회사에서 눈치 보게 되고 급기야 경력이 단절되는 아픔을 겪은 후 육아의 늪에 빠지게 된다. 눈에 빤히 보이는 이런 과정을 요즘 젊은 여성들은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런데 이제는 비혼을 넘어 ‘비연애’다. 아예 연애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연애야말로 젊음의 특권이자 본능에 가까울 텐데 자발적으로 연애를 하지 않겠다니 어찌 된 일인가.

돈·시간·감정 소모가 싫고(40.8%), 가부장적 연애가 싫다(20.7%)는 게 청년세대 여성이 연애할 생각이 없는 이유다(한국여성정책연구원 자료). 데이트 비용이 부담스럽고, 양성평등 가치관을 공유할 상대를 찾기도 어렵다는 뜻이다. 지난 27일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주관한 관련 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7월 만 19~34세 비혼 청년 1047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청년의 연애, 결혼, 그리고 성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이 결과 현재 연애하고 있지 않는 청년의 70%는 연애를 못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안 하고 있는 비연애 상태다. 주된 이유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49.9%), 혼자 사는 것이 행복해서(38.3%)다. 연애 경험이 있는 사람 중 여성의 41.6%, 남성의 33.2%가 데이트 폭력을 경험했다.

30여년 전만 해도 서른 전에 결혼하는 게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이제는 서른 전에 결혼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사랑하는 두 남녀가 만나 결혼해 아이를 낳아 구성되는 게 가족이라는 개념도 옅어졌다.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고, 연애조차 자발적으로 웅크리는 삭막한 시대가 됐다. 청년들이 결혼은커녕 연애도 하지 않으려는 이런 사회, 분명 정상은 아닐 게다.

한승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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