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거래되는 조선 묘지, 두고 볼 수 없었다"

이소연 기자 2022. 9. 29.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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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 묘소에 있어야 할 묘지(墓誌·고인 신분이나 행적 등을 기록한 돌판)가 일본에서 거래되고 있었어요. 안타까운 마음에 두고 볼 수만은 없었어요." 일본 도쿄에서 고미술업체를 운영하는 김강원 씨(54·사진)는 지난해 8월과 12월 현지에서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던 '백자청화김경온묘지(白磁靑畵金景溫墓誌)'와 '백자철화이성립묘지(白磁鐵畵李成立墓誌)'를 사들였다.

묘지를 돌려받은 후손은 김 씨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해당 묘지를 국학진흥원에 기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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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고미술상 김강원씨 사들여
문화재청에 기증.. 고국 품으로
"무덤 파헤쳐 불법 반출 가능성"
국학진흥원 기탁돼 시대사연구 활용
“조상 묘소에 있어야 할 묘지(墓誌·고인 신분이나 행적 등을 기록한 돌판)가 일본에서 거래되고 있었어요. 안타까운 마음에 두고 볼 수만은 없었어요.”

일본 도쿄에서 고미술업체를 운영하는 김강원 씨(54·사진)는 지난해 8월과 12월 현지에서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던 ‘백자청화김경온묘지(白磁靑畵金景溫墓誌)’와 ‘백자철화이성립묘지(白磁鐵畵李成立墓誌)’를 사들였다. “사비를 써서라도 묘지를 본래 있어야 할 고향으로 돌려보내야겠다”고 결심했다. 김 씨는 매입 직후 곧바로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아무 조건 없이 해당 묘지의 후손에게 기증하고 싶다”고 밝혔다.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28일 경북 안동에 있는 한국국학진흥원에서 김 씨가 기증한 묘지 2건을 공개하고 기증·기탁 기념식을 열었다. 김 씨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묘지는 성격상 무덤에서 무단으로 파헤쳐 불법 반출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후손이라면 얼마나 속상할까 싶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한 것뿐이다”고 말했다.

조선 문신 김경온의 ‘백자청화김경온묘지’(윗쪽 사진)와 무관 이성립의 ‘백자철화이성립묘지’(아랫쪽 사진). 문화재청 제공
1755년에 제작된 ‘백자청화김경온묘지’는 1726년 조선 진사시(進士試)에 합격한 뒤 고향인 안동에서 후학 양성에 전념한 김경온(1692∼1734)의 묘지다. ‘백자철화이성립묘지’는 조선 무관이던 이성립(1595∼1662)의 것이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묘지는 개인사는 물론이고 시대사 연구에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 문화재”라며 “해당 묘지들이 어떻게 일본으로 반출됐는지는 현재로선 파악되지 않았다”고 했다.

묘지를 돌려받은 후손은 김 씨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해당 묘지를 국학진흥원에 기탁했다. 기록유산 전문연구기관인 국학진흥원은 해당 묘지들을 시대사 연구에 활용할 방침이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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