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프리즘]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단기적인 성과 창출 쥐어짜선 안 돼
F-18·보잉747도 실패 딛고 '비상'
'성공한 실패' 만들어내야 역전 가능
요기 베라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한 전설적 포수이자 지도자이다. 그는 현역 시절 무려 14차례나 팀을 월드시리즈에 진출시켜 10개의 우승 반지를 낀 진기록을 가지고 있다. 요기 베라는 은퇴 후 지도자의 길을 걸었는데, 1973년 그가 뉴욕 메츠 감독을 맡고 있을 때, 팀의 성적이 영 좋지 못했다. 당시 그의 팀이 꼴찌를 하고 있었기에 한 기자는 그에게 “이번 시즌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지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요기 베라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는데, 이 대답이 야구계 최고의 명언 중 하나가 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F-18이나 보잉 747에 얽힌 이야기는 R&D에 대해 실패를 규정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패처럼 보이는 결과가 성공할 수도 있다는 것은 R&D 프로젝트의 성공을 논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성공적인 기술혁신은 R&D 결과물이 적절한 시점, 적절한 비즈니스 모델, 적절한 시장을 찾아가는 지난한 여정이며, 이 과정에는 수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때문에, R&D 결과물만을 놓고 성공 판정을 내리는 것도, 실패했다고 낙담하는 것도 시기상조적 판단 미스일 수 있다. R&D 투자가 ‘인내자본’이라고 불리는 것도 기술혁신 프로세스에서 성공적 결과가 창출되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실패가 번번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국가 R&D 예산 30조원 시대가 도래하면서 투명한 예산의 집행, 투자 효율성 제고 등이 요구되고 있다. 물론, 국민 세금으로 이루어지는 만큼 허투루 투자되는 부분이 없어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실패를 비난하기 위한 감사나 근시안적 실적관리를 통해 단기적 성과 창출을 쥐어짜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의 기술사업화 성공률이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 중 하나도 짧은 호흡을 가지고 실패처럼 보이는 성공에 낙인을 찍기 때문이다. 감사나 실적관리를 위해 ‘성공’의 기준을 낮추기보다는, 성실한 실패에 관대하고 실패를 성공으로 바꾸는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우리도 YF-17이나 모델 750처럼 ‘성공한 실패’를 만들어내야 한다. 요기 베라의 말처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늘 역전의 기회는 열려 있다.
안준모 고려대 교수 과학기술정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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