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컵·ACL 티켓에 악연까지 얽혔다..대세는 "타도 울산"
매년 프로축구 K리그1 파이널라운드가 시작될 무렵이면 전북 현대가 공공의 적이었다. 전북이 무려 5년 연속 K리그1 우승컵을 독점했으니 당연한 얘기다.
올해는 다르다. 28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2022 K리그1 파이널라운드A(1~6위) 미디어데이에선 “타도 울산 현대”를 외치는 목소리가 눈길을 끌었다.
전북이 아닌 울산이 타도의 대상으로 떠오른 것은 역시 울산이 우승에 가장 가까운 팀이기 때문이다.
울산(승점 66)은 올해 5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2위 전북보다 승점 5점이 앞선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울산이 전북과 맞대결을 포함해 3승 이상을 챙긴다면 자력으로 우승을 결정지을 수 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파이널라운드의 목표는 5승”이라면서도 “초반에 성적을 잘 거둔다면 더 일찍 마무리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나 축구공이 둥글다는 말처럼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극적인 역전 우승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 실제로 전북은 지난 3년간 2위를 달리다 파이널라운드에서 울산을 제치며 극적인 역전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우승을 하면 모든 게 행복해진다”면서 이번에도 같은 결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파이널라운드에 우승컵만 걸린 게 아니라는 점도 타도 울산에 힘이 실리는 원인이다. 올해 K리그1 3위까지 내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이 주어진다. 울산과 전북에서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이 나오면 4위까지도 기회가 열린다.
4위 인천 유나이티드 수비수 오반석은 올해 울산과의 세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비긴 것을 거론하며 “울산을 넘어야 목표를 달성한다”고 말했다. 조성환 인천 감독은 “팬들도 미리 (ACL 해외 원정에서 쓸) 여권을 준비해달라”는 재치 있는 농담도 내놨다.
지독한 악연도 울산 타도를 외치게 만드는 요소다. 6위로 파이널A 막차를 탄 강원FC는 지난 10년간 울산에 한 번도 승리한 적이 없다. 최용수 강원 감독은 “울산을 상대로 10년간 승리하지 못한 징크스를 털고 싶다. 우리 홈에서 만나니 울산은 꼭 잡아보겠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파이널라운드가 열리는 가을이면 힘이 빠지는 울산은 자신을 둘러싼 견제에 긴장하고 있다. 울산은 마지막 우승이 2005년이다. “타도 울산”을 넘어야 17년 만에 세 번째 별(우승)을 달 수 있다. 준우승이 K리그1 역대 최다인 10회를 한 울산은 정면 돌파를 외치고 있다.
울산 주장 이청용은 “(이런 견제는) 우리가 올해 잘하고 있다는 확신을 준다. 그 어떤 압박도 다 이겨내고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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