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싹쓸이 조업에 남미 바다 '신음'
고영해 침범·강제노역 문제도
중국 원양어선들이 남미 바다에서 대규모 조업을 벌이면서 지역 경제와 해양 생태계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지난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어선들은 에콰도르와 페루 인근 바다에서 2016년 이후 거의 날마다 조업을 하고 있다. 올해 중국 어선들의 아르헨티나 인근 바다 누적 조업 일수는 1만6000일에 이른다.
중국은 2000년대 이후 경제성장으로 수산물 수요가 급증해 자국 연안에서의 조업만으로는 수요를 충족하는 데 한계에 봉착하자 원양어업에 적극 나섰다. 그 결과 지난 20년 동안 중국 원양어선의 규모는 세계 최대 수준으로 성장했다. 중국 원양어선은 약 3000척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원양어선이 184척에 불과하다.
중국의 대규모 원양어업은 해당 지역 바다에서 참치, 오징어 등 주요 어종의 씨앗이 말라버릴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에콰도르에서 가까운 갈라파고스 군도 어민 알베르토 안드라데는 “우리 바다는 이런 압력을 더는 견뎌내기 어렵다. 이러다간 물고기가 남아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페루에서는 연간 8억달러에 달하는 오징어 조업 수입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한다.
중국의 공격적 원양어업은 남태평양과 남대서양에 걸친 국가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2020년 11월 칠레, 페루, 콜롬비아, 에콰도르 정부는 자국 해역 인근 공해상에서 이뤄지는 외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에 맞서기 위해 공동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를 특정하지 않았으나 중국 어선단을 겨냥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영해 침범이나 강제노역 등 불법 조업과 관련된 문제 제기도 끊이지 않고 있다. 마닐라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어선들이 남미 국가 영해나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한 사례는 2020년 350건에서 지난해 584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이미 지난해 전체 위반 건수를 넘어섰다. 2020년 12월 미국 산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 해양과학연구소 연구팀이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오징어선에서 강제노동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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