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집서 DJ 공연, 茶칵테일..월세 3천만원 뉴욕서 살아남은 비결 [인터뷰]
구식이란 인식 박혀있던 茶
세련된 이미지 각인시키려
호텔·레스토랑에 납품 전략
분야별 톱 브랜드와만 협업
티 소믈리에 등 전문가 고용
제조 공장서 직접 블렌딩해
고급화 걸맞은 품질에 주력
뉴욕 5평 남짓 찻집서 시작해
10개국 지사 둔 대형브랜드로
"茶문화 중심 영국 진출 도전"
최근 서울시 성동구 한 공유오피스에서 만난 존폴리(이창선) 타바론 창업자 겸 대표(44)는 "프랭크 시나트라의 '뉴욕, 뉴욕' 가사에 '뉴욕에서 성공할 수 있으면 어디서든 해낼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며 "무조건 뉴욕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크게 베팅했다"고 말했다. "'립톤'이 한 잔에 1달러일 당시 타바론은 5~6달러를 책정해 많이 비싼 편이었음에도 뉴욕에 자리 잡은 덕분에 큰 홍보 효과를 누리며 빠르게 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 컨설팅업체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던 그는 영국으로 파견을 갔다가 현지 카페에서 차 마시는 사람들을 보며 아이템을 선택했다. "전 세계적으로 물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마시는 음료가 차인데 미국에선 우유, 맥주, 커피, 주스 다음 순으로 밀린다. 왜 덜 마실까 조사했더니 '노인이 마신다' '격식을 갖춰 마신다' 같은 인식이 걸림돌이었다. 차에 세련된 이미지를 불어넣으면 통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후 3년간 차 농장과 티 업체 200곳을 답사하면서 유서 깊고 품질이 뛰어난 차 브랜드는 여럿 있지만 젊은 사람들이 찾는 트렌디한 차는 없다는 점에 확신을 갖게 됐다. 그는 "차에 라이프스타일을 접목한 기업은 타바론이 최초"라고 강조했다.
'힙한 티'로 브랜드를 각인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협업 전략을 펼쳤다. 호텔, 레스토랑 등 각 분야 톱 브랜드에만 납품하거나 협업 제품을 출시했다. 그는 "고급 브랜드와 협업하면 우리도 동급 브랜드가 될 수 있다"며 "각 나라에 진출할 때마다 각 분야의 톱 5하고만 협업하는 전략을 폈는데 잘 먹혀 들어갔다"고 말했다.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판매처도 엄선했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당시 경쟁사들이 전멸했고 타바론도 위태로웠다. 그때 연매출 35억원이 늘어날 수 있는 납품 기회가 있었지만 거절했다. 그곳에서 우리 제품이 팔리는 순간 럭셔리라는 호칭은 끝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이때 파트너들과 엄청 싸웠지만 지금 생각하면 '신의 한 수'였다." 타바론은 영업사원들에게 '세일즈 맨'이 아닌 '브랜드 앰버서더'라고 이름 붙이고 이들의 업무를 '판매'가 아니라 '큐레이션'으로 명명했다. 매출을 늘리기 위해 아무 곳에나 팔지 않겠다는 의도를 담은 것이다.
차 품질을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초창기에는 차 수입업체와 거래를 맺고 이들의 구매력을 활용해 블렌딩 차를 만들었지만, 회사 규모가 커진 후에는 뉴욕에 차 제조 공장을 짓고 티 소믈리에를 고용해 직접 차 블렌딩에 나섰다. 리 대표는 "차를 블렌딩할 때는 소비자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거쳐 10점 만점에 9점을 넘지 않으면 출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더 중요한 건 현지 입맛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세레니티라는 제품은 미국에선 9.7점을 받았지만 한국에선 5점도 안 나왔다. 같은 제품도 국가별로 다르게 맛을 조정해 판매한다."
현재 타바론은 슈퍼카의 대명사 '롤스로이스'와 협업 제품을 내놓고, 중동 한 국가의 왕족에 고급 차를 납품하는 빅 브랜드로 성장했다. 리 대표는 "전 세계 차 문화의 중심은 영국 런던"이라며 "전 세계에 지사를 늘린 뒤 마지막에 영국 지사를 세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진영화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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