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법, 시행령 '꼼수'로 무력화?.."법 취지 훼손"
[KBS 전주] [앵커]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뒤, 재계 등의 반발이 이어져 왔는데요.
정부가 시행령을 고쳐 허점을 보완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노동계는 법 취지를 훼손하는 꼼수라며 맞서고 있습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3월,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선 노동자가 트럭 사이에 끼어 숨졌고,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선 넉 달 사이 두 명의 노동자가 잇따라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업주에게 직접 책임을 물어 안전 관리를 강화하고 산업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만든 중대재해처벌법.
올해 초 법이 시행되자 재계 등의 개정 요구가 빗발쳤고, 이에 정부·여당도 호응했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지난 7월/국회 대정부질문 : "(중대재해처벌법 완화할 건가?) 검토는 해봐야 한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법이나 시행령들이 조금 명확하지가 않은…."]
최근 고용노동부가 경영 책임자의 범위를 시행령으로 규정할 수 있는지 법제처에 검토를 의뢰한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기획재정부도 최고안전책임자(CSO)를 최종 책임자로 볼 수 있게 한 시행령 개정을 노동부에 요청했습니다.
여소야대 국면에 법 개정이 쉽지 않자, 우회하는 길을 택한 셈인데, 법 취지를 무력화하려는 거란 비판이 나옵니다.
[김현정/더불어민주당 대변인/오늘/국회 브리핑 : "시행령을 통한 중대재해처벌법 무력화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노동계는 '사주 일가'의 책임을 분산시키는 것도 모자라 관련 법령을 축소하는 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이 해석 범주에서 벗어나게 되면,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 범위를 줄이는 결과를 낳기 때문입니다.
'안전 보건 인증'을 받으면 면책 범위를 넓히는 시행령과 개정안도 추진하고 있는데, 면죄부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최정연/금속노조 전북지부 노동안전부장 : "안전 담당자를 처벌의 방패막이로 세워 재벌·대기업 경영 책임자에게 면죄부를 주겠단 겁니다."]
올해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 산재 사망사고는 전북에서만 모두 7건.
전국적으로는 백50여 건에 달하고 있고, 이 가운데 검찰에 송치된 건 7분의 1 남짓에, 기소된 건 단 한 건에 불과합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서창석
안승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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