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믿음직한 '첨단산업 파트너' 캐나다

2022. 9. 28.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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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주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원장

얼마 전 우리나라는 캐나다와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시켰다. 핵심 광물에서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여 경제안보 측면의 공조를 강화하는 한편,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데 필요한 공동의 노력을 해나가기로 했다. 탄소중립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지속가능한 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도 확대한다.

첨단 기술 확보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글로벌 경쟁의 시대에, 우리나라는 이번 순방으로 믿음직한 친구를 확보하게 되었다. 마치 양국 정상의 공동성명 제목처럼 '함께 더 강하게' 우정을 가꿔 나가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캐나다는 잘 알려진 대로 광물 부국이다. 코발트, 아연, 니켈 등 2차전지 원료로 쓰이는 중요한 지하자원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 그러면서 바이오 의약품, 항공우주, 특히 인공지능(AI) 분야에 강점을 가진 기술강국이기도 하다. 지난 2017년에는 세계 최초로 AI와 관련한 국가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실제로 AI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꼽히는 페이스북 얀 르? AI 수석과학자, 딥러닝을 창시한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 명예교수, IBM 왓슨을 개발한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 등은 모두 캐나다 출신이다. 캐나다에는 AI 분야의 정상급 인재들이 많아 아마존과 애플은 물론이고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각각 몬트리올과 토론토 현지에 AI 연구소를 설립했을 만큼 글로벌 기업들의 AI 투자를 거침없이 빨아들이는 중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캐나다와 핵심 산업기술 분야의 공동 연구·개발(R&D) 협력을 확대하기로 하고 이번 순방에 맞춰 캐나다 국립연구위원회(NRC)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KIAT와 NRC는 이미 지난 2017년부터 손잡고 양국 기업이 참여하는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선정해 연구를 지원해 오고 있다. 이번에는 기존 협력 분야였던 헬스케어, 첨단소재, 친환경에너지에 더해 디지털 전환(DX)과 AI 분야를 추가했다. 지금까지 우리 산업통상자원부와 캐나다 혁신과학경제개발부가 함께 펀딩한 금액은 20여개 과제에 약 300억원에 이른다.

사실 국제 공동 연구개발은 난관의 연속이다. 함께 협력을 진행할 해외 파트너를 발굴해서 컨소시엄을 꾸리는 첫 단계는 물론이고 양국 정부가 진행하는 꼼꼼한 선정 평가를 통과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또 시공간과 언어의 한계를 넘어 프로젝트를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특허 출원, 신규시장 진출 등 후속 성과를 내는 것 역시 녹록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여러가지 난관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캐나다와 진행했던 여러 과제에서는 의미 있는 결과가 창출되고 있다. 일례로 A사는 캐나다에 있는 양자 컴퓨터 기업과 공동 기술개발을 진행한 끝에 자궁경부암을 육안으로 판독할 수 있는 방식의 AI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중국, 필리핀 등 5개국에 자궁경부암 원격 판독 시스템을 수출하는 등 해외 판로를 개척할 수 있었다.

A사 외에도 캐나다와 공동 기술개발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기업들이 발생시킨 관련 매출은 지난 3년 사이에 90배 증가했다. 주목할 만한 성과 덕분에 향후 양국간 지속적으로 협력할 필요성도 점차 늘어나는 상황이다.

한국과 캐나다는 이미 서로에 중요한 산업기술 파트너다. KIAT는 이같은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탄소중립, 디지털 전환, 반도체 공급망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 나라가 돈독한 관계를 성립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마침 양국은 내년에 수교 60주년을 맞이한다. 60년 지기 우방국이자 훌륭한 첨단산업 파트너로서도 손색 없는 캐나다와 산업기술 분야에서 함께 만들어갈 미래가 얼마나 눈부실지 기대가 매우 크다. 국내 기업들이 모쪼록 캐나다의 기술 잠재력, 그리고 국제 공동연구개발의 매력을 충분히 활용해 앞으로 의미있는 소식들을 많이 들려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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