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어요]국내 처음 도입될 볼보 '대형 전기트럭', 실제 타보니
"소음과 진동 현저히 적어 운전자 피로감 덜어줘"
"중형 전기트럭, 성능 입증됐지만 규정 때문에 국내 못 들어와"
[예테보리(스웨덴)=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전기트럭은 조용하고 진동이 적어 운전자가 받는 스트레스를 줄여주지요. ‘제 2의 집’ 역할을 손색 없이 해낼 수 있을 정도예요.”
스웨덴 예테보리에 있는 볼보트럭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볼보트럭의 전기트럭을 미리 살펴봤다. 이날 볼보트럭은 대형 전기트럭 FH와 FM, 중형 전기트럭 FL과 FE 등을 시승 모델로 준비했다.
볼보트럭의 테스트 도로에서 시승이 이뤄졌다. 이 테스트 도로에선 운전면허 종류와 상관 없이 면허만 있으면 대형 트럭도 몰 수 있다. 다만 볼보트럭의 인스트럭터가 동행해야 한다.
먼저 44톤(t)급 대형 전기트럭 FH를 시승했다. 높이가 상당했다. 3단 계단을 밟고 올라 운전석에 착석했다. 시트에 앉아 볼보가 자랑하는 3점식 안전벨트를 매고 인스트럭터의 도움을 받아 시트와 스티어링휠 위치를 맞췄다. 페달을 좀더 힘 있게 밟아야 해 거리를 적당하게 조정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개방감이 놀라웠다. 내부로 눈을 돌리니 공간이 넓어 작은 방 같이 느껴졌다. 165cm 정도인 기자가 살짝 구부정하게 서서 돌아다닐 수 있을 정도였다.
트럭 운전은 처음이었지만, 조작이 보통 전기차와 크게 다르진 않아 금세 적응할 수 있었다.
조심스럽게 출발해보니 대형트럭다운 묵직함은 느껴졌지만 조용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오르막에서 좀더 강하게 가속 페달을 밟아도 소음이 커지거나 버거운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홈이 파인 구간을 지날 땐 인스트럭터가 스티어링휠의 반응을 느껴보라고 권유했다. 손에 힘을 빼보니 차체가 덜컹거리는 가운데서도 스티어링휠은 좌우로 흔들리지 않고 유지됐다. 다이내믹 스티어링 휠 기능덕분이다. 인스트럭터는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운전자의 피로를 덜어준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직선 도로에서는 급제동과 순간 가속을 테스트해봤다. 브레이크 페달을 꾹 밟아 보니 44t급 차체가 밀림 없이 제대로 멈춰섰다. 가속에서도 부드러운 주행이 이어졌다.
안전을 위한 전기트럭 전용 가상 사운드도 들을 수 있었다. 볼보트럭은 가속·정차·후진·감속 상황에 따른 ‘음향 경보시스템(AVAS)’을 개발한 바 있다.
이어 중형 전기트럭 FL도 시승했다. 시승한 볼보 FL 일렉트릭 모델은 총 중량이 16.7t인 2축 트럭으로 도심지역내 배송, 페기물 수거 등 세심한 주행이 필요한 작업에 적합하다.
볼보트럭은 2019년부터 중형 전기트럭을 유럽 시장에 판매해왔다. 시장에서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볼보트럭은 중형 전기트럭을 국내에 도입할 수 없는 실정이다.
크기에 대한 규정 때문이다. EU 등 해외에선 중형 상용차의 폭을 2.55m로 규정한 데 반해 한국은 2.5m로 제한했다. 볼보트럭의 중형 전기트럭은 2.55m이기 때문에 한국에 도입되지 못했다. 상용차 업계는 “상용차는 특성상 승용차보다 주행거리가 길고 탄소배출을 많이 한다”며 “빠른 친환경 전환을 위해 ‘5cm 제한을 풀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기트럭을 시승하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소음’과 ‘진동’이 현저히 적다는 점이었다. 이는 탑승자의 스트레스를 크게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쓰레기 수거차량과 같이 2인 이상이서 일을 할 경우 의사소통을 편하게 할 수 있어 안전에도 도움을 준다.
무엇보다 진동이 적은 점은 운전자의 스트레스 요인을 덜어줄 것으로 생각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트럭을 몰아본 운전자는 다시 내연기관 트럭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말을 할 정도”라고 말했다.
손의연 (seyye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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