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생보협회장·전문건설공제 이사장, 왜 이러나

강길홍 2022. 9. 28. 16:5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희수(왼쪽) 생명보험협회장과 유대운 전문건설공제조합 이사장.

'낙하산' 출신으로 각종 협회장·이사장 자리를 꿰찬 정치인들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협회 기금을 쌈짓돈 쓰듯 집행하는가 하면, 측근의 비리에 눈을 감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치인 출신으로 생명보험협회를 맡고 있는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은 생명보험사들로부터 거둬들인 사회공헌기금을 불투명하게 집행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 회장은 국민의힘 소속으로 17~19대 3선 의원을 지냈지만 2016년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했다. 이후 당적을 바꿔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에 합류한 뒤, 보험연수원장을 거쳐 2020년 12월 생보협회 회장이 됐다.

생명보험사회공헌기금은 지난 2007년 생보사의 증권시장 상장 결정 당시 업계가 보험가입자에게 상장차익을 배분하지 않는 대신 조성키로 한 기금이다. '자살예방방지 사업' '생명존중문화 지원사업' '고령화지원 사업' 등에 주로 쓰이고 있다.

생보협회가 지난 2007년부터 매년 생보사들로부터 거둬들인 사회공헌기금은 4838억원에 달한다. 생보사들이 매년 평균 322억원의 기금을 낸 셈이다. 하지만 구체적 사용 내역은 일반에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불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생보협회가 생명보험사회공헌기금을 내부 조직에 두고 운영하면서 협회장의 쌈짓돈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작 매년 수백억원의 기금을 납부해야 하는 보험사들은 정 회장이 회원사들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높다.

이에 대해 생보협회는 투명한 절차에 의해 사회공헌기금을 사용하고 있으며, 사용처도 국세청에 신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캠프 출신인 유대운 전문건설공제조합 이사장은 측근 비리에 눈감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유 이사장은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뒤 지난 2017년 12월부터 전문건설공제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전문건설공제조합 내 KSCFC 노동조합(이하 노조)이 지난 23일 유대운 전문건설공제조합 이사장을 배임, 횡령 등의 혐의로 서울 동작경찰서에 형사 고발했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토목, 조경, 창호 등 전문건설업 종사자들이 출자해 만들어진 조합으로, 전문건설업체의 보증, 공제, 융자 등을 제공한다. 현재 5만9000여명의 조합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5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운용 중이다.

노조는 최근 공제조합 투자에서 발생한 300억원 규모의 손실에 대해 이사장이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조합이 투자한 증권상품의 손실이 예상되는 경우 그 손실을 줄이도록 조치해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노조 측은 지난 2월 조합이 가입한 일부 증권상품의 손실을 우려해 조합 내부에서 '재구조화' 승인이 떨어졌지만 전무이사 전결로 결정된 사안에 대해 이사장이 결재를 취소하면서 353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의 정보활동비 횡령 의혹도 제기했다. 조합의 이사장, 상임감사, 본부장 등 임원에게 현금으로 지급되는 정보활동비를 수령한 뒤 특정 직원의 개인 계좌에 입금하고 개인 자금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유 이사장 재임 기간 정보활동비로 지출된 금액은 총 23억원에 달한다. 또 지난 2019년 유 이사장이 해외 연수 중 조합 직원을 허리띠로 때리는 등 폭행을 행사했다며 수사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전문건설공제조합 측은 흠집내기식 거짓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최근 투자 상품에서 손실이 발생한 것은 맞지만, 이는 '재구조화'와 관계 없이 세계 경제 흐름에 따라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횡령과 폭행 건 역시 사실이 아니며, 고발 건에 대해 법적인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민주당 광주지역구 3선 국회의원 출신인 정동채 대한석유협회장은 임기가 만료된 상황에서도 자리를 지키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2020년 김효석 전 회장이 별세하면서 임기 2년의 후임 자리에 올랐고, 지난 7월 임기가 만료됐지만 여전히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정 회장은 취임 당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위원장 위촉 하루 만에 석유협회장까지 맡게 돼 겸직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정 회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2006년에 41대 문화광광부 장관을 지냈고,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호주 특사로도 일했다. 강길홍기자 slize@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