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히잡 시위' 확산되자 복장 단속 도덕경찰 거리에서 사라져

강민경 기자 2022. 9. 2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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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내 '히잡 시위'가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변해 들불처럼 번지자 거리에 있던 도덕경찰이 사라졌다.

이번 시위의 발화점이 된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22)도 히잡으로 머리를 완전히 가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차량에 찬 채 경찰에 끌려갔다.

개혁주의 분석가인 사예드 레일라즈는 "도덕경찰은 아마 거리에서 철수할 것"이라며 "이란은 실제로 히잡 관련 정책에 큰 차질을 빚을 것이고, 도시 중산층 젊은이들에게 더 많은 사회적 자유를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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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시민들이 히잡 미착용으로 사망한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22)의 생전 사진과 '여성 해방' 팻말을 손에 들고 이란의 이슬람 체제를 규탄하고 있다. 아미니는 지난 13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현지 도덕경찰에 구속된 뒤 의문사 했다. 현재 이란에선 아미니의 사망에 분노한 시민들이 반정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이란 내 '히잡 시위'가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변해 들불처럼 번지자 거리에 있던 도덕경찰이 사라졌다. 도덕경찰은 이슬람 복장 규정을 어기는 여성들을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현지시간)자 기사에서 지난 10년간 이란 내 여성 탄압의 상징이었던 도덕경찰의 밴 차량이 테헤란 중심부에서 더 이상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도덕경찰 차량은 흰색과 녹색으로 칠해져 있다. 이번 시위의 발화점이 된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22)도 히잡으로 머리를 완전히 가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차량에 찬 채 경찰에 끌려갔다.

아미니는 지난 16일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의문사에 항의하기 위해 사람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이른바 '히잡 시위'는 이란 31개주 전체로 퍼졌다. 시위는 점점 반정부 성격으로 변질돼 2009년 민주화 시위 이후 최대 규모가 됐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이란계 미국인들이 모여 마흐사 아미니(22) 사후 일어난 이란 내 반(反)정부 시위에 지지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시위대가 설치한 팻말엔 '히잡 미착용'으로 의문사한 아미니의 생전 모습과 함께 '라이시(이란 대통령)를 살인 혐의로 기소하라'고 적혀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일주일이 넘도록 아미니와 비슷한 연령대의 젊은 시위대가 전국 곳곳의 거리로 나와 "우리는 이슬람 공화국을 원하지 않는다" "독재자에게 죽음을" 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대학생들은 캠퍼스에서도 시위를 벌였고 여성 시위자들은 스카프를 태웠다.

시위가 격화되자 유혈 사태가 발생했다. 이란 국영TV는 최소 41명의 시위자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정치인과 언론인들을 포함한 수백 명이 체포됐다.

아미니의 죽음에 분노한 사람들은 정치 성향에 관계없이 여성의 복장에 대한 단속 중단을 요구해 왔다. 개혁주의 분석가인 사예드 레일라즈는 "도덕경찰은 아마 거리에서 철수할 것"이라며 "이란은 실제로 히잡 관련 정책에 큰 차질을 빚을 것이고, 도시 중산층 젊은이들에게 더 많은 사회적 자유를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란에서는 강경파인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지난해부터 히잡에 대한 규정 집행이 강화됐다. 사회학자 에마드 아프루는 국영 IRNA통신에 "빈곤과 불평등 같은 대규모 경제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젊은이들에게 (히잡 관련) 순찰은 그들의 분노를 증폭시켰을 것"이라고 말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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