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풍경 속 여인들의 삶, 춤과 노래로..'마디와 매듭'

강진아 입력 2022. 9. 28. 16:2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동지부터 하지까지 자연의 질서 속, 계절을 보내고 맞이하는 여인들의 삶을 파노라마처럼 펼치는 '마디와 매듭'이 초연한다.

근현대 한국 문학작품 속 여인들의 이미지와 실제 인물들의 삶을 탐구했다.

김나리는 "세 소리가 함께하는 작품은 처음 같다. 각각의 다른 색은 물론 어우러지는 시너지를 느낄 수 있다"고 했고, 조아라도 "자연의 흐름과 변화 속에 여성들이 가진 삶의 지혜와 재미 그리고 슬픔과 울음 등을 소리로 표현하는 게 흥미롭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사내용 요약
10월7~8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공연

[서울=뉴시스]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클럽에서 '마디와 매듭' 제작발표회를 진행하고 있다. 서도민요의 김무빈이 시연하고 있다. (사진=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2022.09.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봄비 봄비 봄비에 젖어 기장도 콩대도 들깨도 옥수수도 순무도 배추도 물오른다…(중략)"

동지부터 하지까지 자연의 질서 속, 계절을 보내고 맞이하는 여인들의 삶을 파노라마처럼 펼치는 '마디와 매듭'이 초연한다.

24절기 중 13개 절기의 풍경과 세시풍속이 작품의 큰 틀을 이룬다. 시간의 마디마디 안에서 여인들의 생활상과 심리를 춤과 노래로 엮어냈다. 정영두 연출과 배삼식 작가, 최우정 작곡가 등 동시대 최고로 평가받는 제작진이 뭉쳤다. 오는 10월7~8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2 무대에 오른다.

배 작가는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클럽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24절기를 통해 과거 여성들의 삶을 다룬다. 그 자체로 아름다운 삶이고 우리 공동체의 이야기"라며 "찬찬히 그 기억과 흐름을 더듬어 보는 마음으로 작업했다"고 말했다.

옛 여성들의 고된 삶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그는 "그 삶이 인고와 끝없는 희생으로 국한되지 않길 바랐다. 힘듦 속에서도 즐겁고 반짝반짝 빛났던 순간들, 끝끝내 놓지 않았던 작은 기쁨과 희망, 누구보다도 아름다워지고자 했던 마음 등이 있다"며 "그들도 어린 시절엔 단발머리를 한 작은 소녀였고, 머리를 땋고 꿈에 부풀어있던 처녀였다. 삶의 단계마다 거쳐왔던 순간을 작품 속에 담아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클럽에서 '마디와 매듭' 제작발표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정영두 연출과 배삼식 작가. (사진=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2022.09.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자연은 때로는 추위와 기근으로 여인들에게 역경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눈부시게 아름답고 풍요롭다. '꽝꽝한' 소한에 '갈라터진 얼굴'로 잠든 어린 자식을 들여다보는 어머니는 한때 '마음엔 가만히 봄'이 들어섰던 입춘의 여인이었다. 또 한식날 '불 꺼진 아궁이에 찬밥'을 먹으며 할머니의 옛이야기를 듣던 꼬마이기도 했다.

배 작가는 "여러 민속자료를 찾아보기도 했지만, 마지막으로 쓴 하지의 밤 장면은 어린 시절 어머니가 들려줬던 이야기다. 처녀 시절 하지 무렵에 복숭아가 익으면 좋은 것은 가려서 팔고, 벌레 먹은 건 피부가 고와진다는 소리에 깊은 밤중에 동네 정자에 아낙네들이 모여앉아 깔깔대며 먹었다더라"라며 "절기의 마디 속에 여성들이 세월을 어떻게 매듭지으며 건너왔는지를 생각하며 이 제목이 곧바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제2회 아시아스토리 공모전을 통해 '아시아 여성들의 삶'을 주제로 발굴, 제작한 작품이다. 근현대 한국 문학작품 속 여인들의 이미지와 실제 인물들의 삶을 탐구했다. 지난해 쇼케이스에선 6절기였지만 13절기로 확장했고, 실제 70~80대들의 인터뷰도 새로 넣었다.

정 연출은 "인터뷰는 여성들뿐만 아니라 남성을 포함한 부부도 있다. 이분들이 경험한 자연과 더불어 그 지혜와 경험이 사라진다는 게 안타까웠다"며 "올해 더 풍성하게 꾸몄다. 특정 세대만이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라 어린아이부터 할머니·할아버지까지 온 가족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클럽에서 '마디와 매듭'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사진은 참석자들 단체사진. (사진=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2022.09.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절기에 따라 화자도, 심상도 변주된다. 한 무대에서 서로 다른 창법과 분위기를 가진 정가, 판소리, 서도민요가 어우러진다. 정가는 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이수자 김나리, 서도민요는 국가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이수자 김무빈, 판소리는 '판소리 움직임 탐구' 등 활동으로 현대적 계승을 추구해온 조아라가 맡는다. 연주는 피아노, 대금, 클라리넷, 타악, 아코디언 등 서양악기와 국악기로 이뤄지며, 광주 지역 송원초 중창단도 참여한다.

김나리는 "세 소리가 함께하는 작품은 처음 같다. 각각의 다른 색은 물론 어우러지는 시너지를 느낄 수 있다"고 했고, 조아라도 "자연의 흐름과 변화 속에 여성들이 가진 삶의 지혜와 재미 그리고 슬픔과 울음 등을 소리로 표현하는 게 흥미롭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