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에도 태풍에도 몸 던진 영웅들..순직 소방관 520인의 기록(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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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3월 4일 새벽.
추모백서 1부는 순직자들의 마지막 출동 현장의 기록과 안타까운 사연, 유가족과 동료 소방관의 애도 글, 역사 속에 잊혀가는 한국전쟁 전사 소방관과 일제 강점기 소방관의 이야기를 담았다.
2부는 소방공무원 묘역이 지정되기까지 역사와 묘역 소개, 순직소방관의 희생을 기리기 위한 전국의 추모 시설 현황, 추모사업 등이 실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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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2001년 3월 4일 새벽.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비좁은 주택가 골목으로 소방대원들이 호스를 들고 불이 난 이층집으로 뛰어갔다.
불길을 잡고 7명을 대피시켰지만 "집에 우리 아들이 있다"는 집주인의 구조 요청에 대원들은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주택이 순식간에 내려앉았고 대원들은 그 안에 갇혔다. 결국 박동규, 김철홍, 박상옥, 김기석, 장석찬, 박준우 등 6명의 소방관이 순직했다.
당시 대원들이 입었던 것은 방화복이 아닌 방수복이었다. 홍제동 참사로 소방관들의 열악한 처우가 알려져 방수복 대신 방화복이 지급되고 근무체계가 개선됐다.
태풍 '차바'가 몰아친 2016년 10월 5일 울산에서 집중호우로 강변에 고립된 차 안에 사람이 있는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정희국 소방관과 강기봉 소방관이 출동했다.
차 안에는 아무도 없었고 물은 순식간에 차올랐다. 두 사람은 강물에 휩쓸렸는데 살아남은 건 정희국 소방관뿐이었고 강기봉 소방관은 하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후배를 떠나보낸 정희국 소방관은 우울증에 시달리다 3년 뒤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말았다. 그의 사물함을 열어보니 강기봉 대원의 제복이 나란히 걸려 있었다.
세월호 침몰 후 수색작업이 이어지던 2014년 7월 14일. 진도 팽목항에서 세월호 현장 지원 활동을 마치고 강릉으로 돌아가던 강원소방본부 특수구조단 헬기가 광주의 아파트 옆 인도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정성철, 박인돈, 안병국, 신영룡, 이은교 등 5명의 소방관이 순직했다. 학교와 아파트를 피하려고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아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소방청이 순직 소방공무원 520인을 기린 추모백서 '기억을 향한 기록'을 28일 발간했다.
소방 역사 이래 최초로 발간된 이 추모백서는 300쪽 분량이다.
최초로 순직한 소방관은 1935년 경성소방서 광화문 분서에 근무하던 고제덕 소방관이다. 그는 목재상 화재 현장에서 지붕이 무너져 순직했다.
올해도 지난 1월 6일 평택 물류냉동창고 신축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이형석·박수동·조우찬 소방관이 순직했다.
추모백서 1부는 순직자들의 마지막 출동 현장의 기록과 안타까운 사연, 유가족과 동료 소방관의 애도 글, 역사 속에 잊혀가는 한국전쟁 전사 소방관과 일제 강점기 소방관의 이야기를 담았다.
2부는 소방공무원 묘역이 지정되기까지 역사와 묘역 소개, 순직소방관의 희생을 기리기 위한 전국의 추모 시설 현황, 추모사업 등이 실려있다.
3부에는 520명의 순직소방관 현황을 기록했다.
이 책자는 순직소방관 유가족과 소방관서, 국가보훈처, 인사혁신처, 유족 지원사업에 도움을 주는 민간기업 등에 배포하고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순직소방관 사이버 추모관에도 게재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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