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피해 수족관 돌아갔던 비봉이, 다시 바다로 나선다
야생 적응훈련 중 태풍을 피해 지난달 말 수족관으로 이송됐던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다시 제주도 앞바다에서 큰 바다로 돌아갈 훈련에 돌입했다.
해양수산부는 비봉이를 전날 해상가두리로 다시 이송해 야생 적응훈련을 재개했다고 28일 밝혔다.
비봉이는 올해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제주와 남해안 일대에 피해를 야기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지난달 31일 제주 퍼시픽리솜 수조로 옮겨져 한달 가량 실내 훈련을 받았다. 야생 적응 훈련을 위해 지난달 4일부터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 해상가두리로 옮겨진 지 4주 만이었다.
해수부는 태풍의 위험이 사라지고 해상가두리 보수 작업이 완료되면서 정부 관료와 시민단체, 학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방류협의체에서 비봉이를 다시 해상가두리로 이송하고 야생 적응 훈련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그간 비봉이가 제주도 연안의 수온과 조류, 파도 등 야생 바다 환경에 잘 적응해 왔다고 밝혔다. 해수부에 따르면 비봉이는 매일 약 5~7kg 정도의 활어를 직접 사냥해서 먹는 등 사냥 능력이 크게 향상됐으며 호흡이나 잠수 시간 등의 행동 특성도 야생의 돌고래와 유사한 상태로 확인됐다.
특히, 비봉이는 4주의 해상 가두리 훈련 기간 도중 총 42회에 걸쳐 야생의 돌고래 무리와 접촉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해수부에 따르면 비봉이는 야생 무리와 접촉하는 동안 가두리 내에서 함께 유영하거나, 물 위로 뛰어올라 떨어질 때 몸을 수면에 크게 부딪치는 행동(브리칭)을 보이는 등 야생 돌고래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이전에 방류했던 돌고래들의 야생적응훈련 기간 중 야생 돌고래무리 접촉횟수(약 4~6회) 대비 7배 이상 많은 횟수다.
해수부는 향후 훈련 과정에서 비봉이가 사람과 접촉하는 것을 더욱 철저하게 차단하고 다양한 먹이를 제공하는 등 야생 적응력을 높여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봉이의 해양 방류 여부 및 방류 시점은 건강상태, 먹이사냥 능력, 행동특성, 야생무리와의 접촉상황 등 훈련 성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후 협의체 논의를 통해 최종 결정된다.
정도현 해양수산부 해양환경정책관은 “지난 한달 동안 비봉이의 야생적응 훈련이 성공적으로 진행됐고 이번 훈련 재개를 통해 야생적응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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