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전에서 미디어전으로' IFC 매각 무산 책임 공방 가열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매각 무산을 둘러싼 책임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인수측(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납부한 2000억원 이행보증금의 반환 여부를 두고 벌어지는 소송전에 이어 그동안 미디어 대응을 하지 않았던 매각측(브룩필드자산운용)이 본격적으로 미디어 대응에 나서며 확전하는 양상이다.
28일 브룩필드자산운용은 홍보대행사 에델만 코리아를 통해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냈다. 브룩필드는 "IFC에 대한 브룩필드자산운용의 매각 협약은 미래에셋 측의 계약상 의무 불이행에 의해 해지됐다"며 "브룩필드가 실행하려했던 역내 거래(on-shore transaction)는 브룩필드가 2016년 IFC를 인수한 이래 창출한 가치에 따라 한국 과세 당국에 상당한 세수를 제공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매각 무산의 책임이 인수측인 미래에셋에 있으며 미래에셋이 주장하는대로 자신(브룩필드)들이 역외거래를 주장하지 않았다고 항변한 셈이다. 앞서 26일 미래에셋은 인수협상 중단을 공식화하며 브룩필드가 양측이 당초 합의했던 역내거래가 아닌 역외거래 조건으로 입장을 바꿨고 이것이 매각 무산의 이유라고 밝혔다.
캐나다계 대체자산운용사인 브룩필드는 그동안 국내에서 IFC 매각과 관련해 미디어 대응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디어 대행사를 선임하고 첫 공식입장을 내며 미디어 대응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한 IB 관계자는 "브룩필드는 해외에서도 기본적으로 미디어 노출을 꺼리는 운용사"라며 "소송은 소송대로 진행하고, 현재 한국의 미디어 동향이 국내 1위 투자금융그룹인 미래에셋의 입장대로 진행되는 것을 더는 두고보지 않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SIAC)에 진행되는 양측의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전도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IB 관계자는 "브룩필드가 미래에셋이 2019년 중국 안방보험을 상대로 계약금 반환소송을 벌여 승리한 과거 사례를 이미 파악하고 매각협상 초기부터 소송전에 대한 준비도 철저히 해온 것으로 안다"며 "이행보증금 반환은 물론이고 추가 손해배상 청구까지 가능하다는 미래에셋의 예상대로 소송전이 흘러갈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중재안의 결과가 의외로 빨리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IB 관계자는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는 단심제인데다 중재의 쟁점이 논쟁적이지 않다"며 "이르면 6개월내에도 결론이 나올 것 같다"고 평가했다. 금리 급등 등 대외 금융상황의 변화와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인가 불발이 거래 무산의 주요 이유인데 귀책 사유가 어느 쪽에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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