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성폭행 혐의 10대.."증거 있냐, 나 촉법이야"
[앵커]
10대 청소년이 여중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피해 학생 부모가 찾아가자, "증거가 있느냐며, 자신은 촉법소년이니 마음대로 하라"는 말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취재기자 통해 사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홍성욱 기자!
[기자]
네, 강원취재본부입니다.
[앵커]
피해 여중생에게는 너무나도 힘겨운 사건일텐데요. 어떻게 벌어진 일인가요?
[기자]
사건은 지난달 7일 벌어졌습니다.
혼자 집에 있던 중학생 A양에게 평소 알고 지내던 언니가 연락하고 찾아왔습니다.
집에서 쫓겨났다는 말에 문을 열어줬지만, 일행이 있었습니다.
17살 B 군을 포함한 남자 3명과 여자 3명 등 10대 6명이었습니다.
이후 인근 편의점에서 술을 사 온 이들은 A 양 집에서 술을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술에 취한 B 군이 A 양을 방으로 데려가 성폭행한 겁니다.
A양은 두려움 때문에 처음엔 피해 사실을 곧바로 알리지 못했습니다.
당시 자신보다 나이도 많고 힘도 센 B 군을 뿌리칠 수 없었다고 뒤늦게 털어놨습니다.
나중에 A 양 부모가 이 사실을 알고 B 군을 찾아갔는데, B 군은 처음에는 술에 취해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동의 후 성관계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가해자 B 군(지난달) : 술에 취하니까, 이렇게 관계를 하자는 식으로 얘기했는데, 제가 기억하기로는 알겠다고만 했어요.]
[앵커]
그런데 가해 청소년, 이후 태도가 돌변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당시 가해자 B 군을 찾아갔던 A 양의 부모가 당시 상황을 설명했는데요.
가해자 B 군, 경찰이 오자 태도를 180도 바꿨다고 전했습니다.
자신은 성폭행하지 않았다며, 증거를 내놓으라고 했다는 겁니다.
이어 자신은 촉법소년이라며 처벌하지 못하니 마음대로 하라는 말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상황을 설명한 A양의 아버지 말을 들어보시죠.
[A 양 아버지 : 본인이 성폭행했다는 증거가 있느냐, 그리고 증거가 있다고 한들 나 촉법(소년)인데 어떻게 처벌할 거냐, 마음대로 해라 그런 식으로 이야기한 거죠.]
[앵커]
가해 학생, 17살이라고 했는데, 촉법소년은 아니잖아요? 이후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가해자 B 군, 미성년자이지만 만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은 아닙니다.
촉법소년에 대해 잘못 알고 한 말인 걸로 추측이 되는데요.
하지만 가해자 B 군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됩니다.
이유는 성폭행 혐의 외에도 다른 폭행사건으로 수배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B 군, 현재 폭행혐의로 소년분류심사원에 위탁 조처됐고, 이후 보호처분을 받았습니다.
보호 처분에는 1호부터 최대 2년까지 소년원에 송치하는 10호까지 있는데, 가해자 역시 미성년자라 정확히 어떤 처분을 받았는지는 수사기관을 통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앵커]
그런데 피해 학생, 2차 가해에 시달리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당시 A양 집에 왔던 B 군 일행들인데요.
SNS상에 당시 성폭행 피해 상황을 버젓이 올렸습니다.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담은 협박 글도 함께 적었습니다.
당시 충격으로 A양은 극단적인 선택까지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A 양 부모는 B 군을 강간치상혐의로, 사건 당시 함께 있던 나머지 5명을 방조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앵커]
피해자의 부모, 여전히 걱정이 많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가해자 B 군, 앞서 저지른 폭행 범죄로 이미 보호처분을 받고 있습니다.
성폭행 혐의가 입증되면 재판을 통해 추가 처벌을 받을 수 있는데요.
피해자 부모는 보호처분이 얼마나 내려졌는지 알 수는 없지만, 최대 2년 소년원 송치인 만큼, 보복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달 22일 원주시 명륜동에서도 중학생이 자신에게 술을 팔지 않는다며 난동을 피우며 편의점주와 점원을 폭행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번과 마찬가지로 실제 촉법소년 나이를 지났지만, 자신이 촉법소년이라며, 심지어 때려 달라고까지 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경찰이 출동했지만, 해당 가해 학생의 인적 사항만 확인하고 체포하지 않았습니다.
이어 다음 달 다시 편의점에 찾아와 CCTV 영상을 보여달라며 점원에게 욕하고 위협했고 휴대전화까지 빼앗아 달아나기까지 했습니다.
해당 남학생 과거에도 수차례에 걸쳐 범행을 저질렀지만, 과거 14세 미만 촉법소년인 탓에 번번이 보호처분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성년 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성폭행 피해 여학생 아버지의 말 들어보겠습니다.
[A 양 아버지 : 저희 아이한테 복수심을 갖고 앙금을 갖고 다시 복수하려고 한다면 그거를 막을 방법은 대한민국에 그 법 자체도 없고 그걸 막을 방법조차도 마련돼 있지 않아요. 그 부분이 솔직히 가장 걱정이 되죠.]
지금까지 강원취재본부에서 YTN 홍성욱입니다.
YTN 홍성욱 (hsw050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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