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존, 4시간 찍기 위해 400시간 준비..유재석은 무한도전"

최지윤 입력 2022. 9. 28.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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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진 PD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4시간 동안 쭉 찍기 위해 400시간 준비하죠."

조효진 PD는 MC 유재석과 함께 K-예능물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SBS TV '런닝맨'(2010~)으로 아시아 시청자를 사로잡았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범인은 바로 너!' 시즌1~3(2018~2021)로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이번엔 디즈니플러스와 손 잡고 '더존: 버텨야 산다'를 내놨다.

더존은 유재석과 배우 이광수, 그룹 '소녀시대' 유리가 미래 재난 시뮬레이션 존 8개에서 펼치는 생존기다. 4시간 동안 극한의 재난 상황을 버티는 콘셉트다. 유재석이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 조 PD는 "유재석씨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관찰·연애 프로그램 말고 다른 걸 하길 원했다. 예능을 다변화하고, '새로운 걸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다"며 "그 동안 탈출하는 콘셉트 예능을 많이 했는데, '버티면 산다'로 '틀어서 해보자'고 했다"고 털어놨다. "유재석씨는 누구보다 상황 집중력이 뛰어나다"며 "4시간 동안 쭉 버티고, 호흡을 조절해 고생과 웃음을 끌고 나갈 수 있는 사람은 유재석씨 밖에 없다"고 극찬했다.

"범인은 바로 너와 제작비는 얼추 비슷하다. 거의 똑같다고 얘기할 수 있다. 더존은 범인은 바로 너와 '신세계로부터'(2021) 보다 세트비가 조금 많이 들었다"며 "리얼하게 4시간을 찍는데, 출연자들도 시계를 보면서 확인한다. 촬영에 들어가면 시간이 훅 간다. 하지만 4시간을 찍기 위해 400시간 준비한다. 중간에 카메라 배터리 가는 시간 외에는 스트레이트로 녹화하기 위해 오랫동안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유재석과 이광수는 런닝맨부터 범인은 바로 너까지 함께 해 더할 나위없이 호흡이 좋았다. 유리는 두 사람을 이끌며 홍일점으로 활약했다. 조 PD는 "두 사람의 엉성한 케미를 끌고 당기는 조정자가 있어야 조화로울 것 같았다"며 "유재석씨가 유리씨와 한 프로그램을 함께 한 뒤 '정말 괜찮더라' '유리 예능 해야 돼'라고 했다. 사실 유재석씨가 누구를 추천한 적이 한번도 없는데, 그렇게 얘기해 긍정적으로 생각해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유재석씨와 이광수씨 케미는 워낙 좋아서 의심하지 않고 캐스팅했다"며 "런닝맨 방송 초반 4년을 (연출)했는데, 그 때보다 훨씬 발전한 케미가 보여서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유재석 소속사 안테나 수장인 가수 유희열이 AI 목소리로 등장했다. 기존 예능물에서 제작진이 개입, 미션을 이끄는 점과 차별화했다. 유재석이 촬영 중 욕할 정도로 난이도 높은 미션도 선보였다. 일각에서는 1회 아이존에서 출연진이 영하 10도에 물을 맞고 벌벌 떨어 가학적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재난 시물레이션을 리얼하게 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따뜻한 물을 주면 거짓말이 되고 연기하는 상황이 되지 않느냐. 1회 녹화 후 유재석씨도 '이 정도는 해야 시뮬레이션 하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가학적으로 보일까 봐 걱정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재난 시물레이션을) 리얼하게 살리고 웃음으로 버텨 나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출연진이 한번도 '너무 힘들다'고 한 적이 없는데,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 의미있게 버텨 나가는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위로를 주고 싶었다."

더존은 국내를 비롯해 홍콩, 싱가포르, 대만,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총 5개국에서 공개했다. 특히 국내와 홍콩에서 1위에 오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미 시즌2 촬영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PD 역시 "'잘 되고 있다'는 걸 피부로 느끼고 있다. 동료 작가, PD 등에게 '신선하다' '재미있다'는 얘기를 들어 더 기분이 좋다"고 짚었다. "유재석씨 뿐만 아니라 이광수씨는 '아시아 프린스'로 불리고, 유리씨도 소녀시대로 활동해 아시아에서 탄탄한 팬층이 있다. 세 분 케미가 점점 보이면서 '반응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더 기쁘다"고 했다.

"앞으로 넷플릭스, 디즈니 외에도 다양한 OTT와 작업할 예정"이라며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시청자를 바라보고 기획한다. 글로벌 시청자도 같이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확장한다"고 설명했다. "더존이 사랑 받는 이유는 전 세계에서 재난 시물레이션을 하고 있고, 웃음으로 버티는 걸 잘 받아들여준 덕분"이라며 "여기에 팔각정 장치 등을 둬 세계 시청자들이 볼 때 우리나라의 문화와 향을 좀 더 느끼길 바랐다. 미주, 유럽을 타깃으로 만들기 보다, 점점 확대해 같이 느끼고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조효진(왼쪽), 김동진 PD


조 PD는 유재석과 인연이 깊다. SBS TV 'X맨 일요일이 좋다'(2006~2007)를 시작으로 '패밀리가 떴다' 시즌1(2008~2010), 런닝맨, 범인은 바로너, 더존까지 함께 했다. 유재석을 프로그램 메인 플레이어로 내세우며 좋은 성과를 내는 비결이 있지 않을까. 유재석의 공으로 돌리며 "나이가 들수록 진화하는 것 같다. 체력도 좋고, 통솔력과 카리스마는 범접할 수 없다"고 했다.

"유재석씨와 일 할 때 항상 긴장한다. 너무 잘 아는 사람이라서 상황을 허술하게 짜면 눈치가 보여 더 많이 노력하는 편이다. '방송 없으면 무슨 낙으로 사나'라고 얘기할 만큼 본인이 하는 일에 진심이다. 그 외 시간에도 모니터를 많이 하고, 얘기하면 모르는 방송이 없다. 'PD야?'라고 깜짝 놀랄 정도로 꿰뚫어 본다. PD 입장에서 더 신경을 많이 써야 해 우스갯소리로 좋은 의미로 '피곤해졌다'고 한다. 유재석씨는 계속 도전하지 않느냐. '무한도전'이라는 얘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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