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년마다 교체할 부품 12년 방치"..고리3호기 사고는 '인재'

서재희 2022. 9. 28.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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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원전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2036년까지 노후 원전 12기의 수명 연장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노후 원전들에 대한 안전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들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가동이 멈췄던 고리3호기 사고의 경우 과거에도 반복됐던 사고인데다 대책을 마련해 놓고도 지키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서재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7월 고리원자력 3호기의 원자로가 갑자기 멈췄습니다.

사고 원인, 한 부품에 있었습니다.

원자로의 증기발생기와 연결된 차단 밸브의 부품이 손상되면서 밸브가 닫혔고 그로 인해 원자로가 자동 정지된 것입니다.

이 사고로 고리3호기는 약 4개월 동안 가동이 중지됐습니다.

[박종운/동국대 원자력 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 : "(차단 밸브는) 원자로쪽에 방사능에 오염된 물이 증기화돼서 외부로 나가는 걸 막아줘야 돼요. 차단 안 돼야 할 때 차단된 것은 오작동이라고 볼 수가 있겠죠."]

그런데 이런 사고,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조사 결과 1993년 고리 4호기, 2009년에는 고리 2호기에서 차단 밸브의 부품 손상으로 인한 원자로 멈춤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두 번이나 연속된 사고 이후 한국수력원자력이 차단 밸브 부품의 교체 주기를 3년으로 정하고 고출력 운전을 최소화하는 등 대책을 내놨지만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고리3호기에서 고출력 원자로 시험이 계속됐고 밸브 부품은 12년간 사용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실제 한국수력원자력은 "차단 밸브 부품의 교체주기에 대한 내용을 정비절차서와 직무리스트에 적지 않은 상태로 담당자와 작업자가 바뀌어 전파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변재일/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 : "기술적 보완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이행하는 사람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인적 실수가 반복된다면 원자력 안전에 대한 신뢰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수원은 지난해 사고 이후 직무리스트에 차단밸브 부품 교체주기를 반영했고 원자로 시험 출력 구간도 변경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서재희입니다.

촬영기자:박상욱/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고석훈

서재희 기자 (seoj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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