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정부 시위 심각해지자.. 이란, 국가안보회의 소집

김현아 기자 2022. 9. 2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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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부가 '히잡 미착용 의문사' 규탄 반정부 시위가 27일 재개되자 국가 최고안보회의를 소집했다.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이란 대통령의 딸까지 시위 선동 혐의로 붙잡히는 등 시위가 격화하자 추가 조치를 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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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시위대, 전 세계 관심 촉구… :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붙잡힌 뒤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 사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이란 시위대가 26일 중부 야즈드에서 반정부 구호를 외치며 항의하고 있다. 이란 당국의 진압이 과격해지는 가운데 시위 참여자들은 직접 영상을 촬영해 인터넷상에 공유하며 전 세계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前대통령 딸까지 선동 혐의 체포

전국적 확산 추세 대응마련 나서

강경파 “시위는 성매매” 망언도

이란 정부가 ‘히잡 미착용 의문사’ 규탄 반정부 시위가 27일 재개되자 국가 최고안보회의를 소집했다.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이란 대통령의 딸까지 시위 선동 혐의로 붙잡히는 등 시위가 격화하자 추가 조치를 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란 강경파 의원이 “시위 폭도들은 성매매를 하려는 것”이라는 망언을 하면서 시위대와 친정부 인사들 간의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영국에 본사를 둔 이란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파르스 통신은 이날 저녁 국가 최고안보회의가 소집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회의에는 온건파인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도 참석할 전망이다. 알리 샴카니 의장은 “일부 의원의 퇴진과 핵 합의가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반정부 시위 대책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파얌 국제공항도 아무런 부가 설명 없이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시위 상황이 계속되자 캐나다, 러시아, 터키 등으로 가족들을 보내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었다고 이란인터내셔널은 전했다.

시위가 쉽사리 진압되지 않자 정부 차원에서 추가 대응방안을 모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시위대는 지난 16일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붙잡혔다 사망한 마흐사 아미니(22) 사건 이후 12일 연속 거리에 나와 “여성에게 인권을 돌려달라”며 외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테헤란에서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의 딸 파에제흐 하셰미가 시위대를 선동했다는 혐의로 보안군에 체포되기도 했다.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은 이란혁명 1세대 정치인이다.

이란 강경파들을 중심으로 시위대를 비판하는 발언도 쏟아지고 있다. 마흐무드 나바비안 의원은 이날 이란 파라루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시위대가 스스로 성매매를 하려고 한다”면서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이 히잡을 벗은 행동이 “남성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알몸으로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란 관영 매체들을 중심으로 한 ‘서방 관심 돌리기’도 관찰되고 있다. 국영 IRNA 통신은 이날 ‘에브라힘 라이시 행정부가 집권 1년 차에 96개 이상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는 기사를 내고 “라이시 대통령의 외교 정책 원칙 덕분”이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미국의 제재를 피할 수 있는 시장을 찾는다는 측면에서 새로운 기회의 창이 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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