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바이든이 보여준 반전 비결

김남석 기자 2022. 9. 2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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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하는 배, 조 바이든의 대통령직에 승선할 시간이다." 지난 7월 13일 2002년 퓰리처상 공동수상자인 미 언론인 다니엘 헤닝거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게재한 칼럼 첫 문장이다.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후 수직 낙하한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올 들어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43년 만의 기록적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코로나19 재유행 등으로 줄곧 미끄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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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석 워싱턴 특파원

“침몰하는 배, 조 바이든의 대통령직에 승선할 시간이다.” 지난 7월 13일 2002년 퓰리처상 공동수상자인 미 언론인 다니엘 헤닝거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게재한 칼럼 첫 문장이다.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후 수직 낙하한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올 들어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43년 만의 기록적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코로나19 재유행 등으로 줄곧 미끄러졌다. 7월 14∼18일 실시한 퀴니피액대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 지지는 37%, 반대는 57%로 무려 20%포인트 격차를 보이기도 했다. 막무가내 행보로 재임 내내 지지율 바닥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낮은 지지율도 심심찮게 등장했다. 불과 2개월여 지난 지금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지난 17∼20일 진행된 이코노미스트·유거브 조사에서 47%를 기록하는 등 바이든 대통령은 1년 만에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1년간 속수무책이었던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이 반등한 이유는 3∼4가지로 압축된다. 6월 연방대법원이 49년간 여성낙태권을 보장했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으면서 민주당 지지자는 물론 무당파 유권자들이 결집하는 터닝포인트가 됐다. 갤런당 평균 5달러를 넘었던 휘발유 가격이 현재 3.72달러로 떨어진 점도 지지율 회복에 도움됐다. 검찰 수사로 숙적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진 점도 호재다. 여러 외부 요인에 더해 결정적으로 지지율을 견인한 비결은 입법 실적이다. 8월 16일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한국산 전기차 차별 논란을 빚은 문제 많은 법안이지만 사상 최대 규모 기후변화 대응 투자를 비롯해 에너지 안보, 의료보험 확충, 대기업 증세 등 바이든 표 어젠다를 집약했다. 이 과정에서 사사건건 딴지를 건 당내 ‘X맨’ 조 맨친 상원의원 등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설득, 협상해 IRA 통과라는 극적 반전을 끌어내는 정치력을 발휘했다.

지지율만 따지면 두 달 전까지 동병상련의 모습이었던 바이든 대통령이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는 반면 윤석열 대통령은 더 수렁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7월 둘째 주 32%였던 지지율은 9월 말 28%로 더 추락했다. 인적 쇄신·민생 행보 등으로 일순 반등했지만 빈손 외교·비속어 논란 등으로 다시 가라앉았다. 윤 대통령은 6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후 지지율 40%가 무너지며 긍정보다 부정 평가가 커지는 지지율 ‘데드 크로스’를 겪었고, 추석 이후 겨우 살아나던 지지율이 이번 순방으로 또 주저앉았다.

52년 정치 경력인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정치 초보 대통령의 미숙·부주의 등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실수도 반복하면 결국 실력’이라는 말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반등을 불러온 것은 결국 정치적 인내·포용으로 일궈낸 실적이다. 반면 윤 대통령의 행보에서 협치나 상생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바이든 대통령처럼 ‘내부 총질하는’ 당내 인사는 물론 ‘비속어 충동을 부르는’ 거대 야당까지 끊임없이 만나 설득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언젠가 국민도 윤 대통령의 투박함 속 진심을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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