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된 라미란 '진실의 주둥이'..비서와 함께 2배로 턴다

서정민 입력 2022. 9. 28. 07:05 수정 2022. 9. 28.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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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달고 살던 3선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이 초자연적 현상으로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설정은 참신했다.

장 감독은 "전작과의 차별화를 위해 이번에는 정치인이 아닌 행정가로 설정했다. 행정가로서 보여줄 수 있는 디테일한 부분을 모두 리얼리티로 살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전편에서 상숙이 '진실의 주둥이'로 친 사고를 희철이 수습했다면, 속편에선 상숙과 희철이 쌍으로 사고를 친다.

사실 같은 설정을 또다시 반복하는 건 식상함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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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란 주연 '정직한 후보2' 개봉
영화 <정직한 후보2> 스틸컷. 뉴 제공

거짓말을 달고 살던 3선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이 초자연적 현상으로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설정은 참신했다. 진실만을 말하면서 되레 발칵 뒤집힌 선거판은 우리 정치 현실에 대한 ‘웃픈’ 풍자였다. 2020년 2월 개봉한 코미디 영화 <정직한 후보>는 당시 코로나 확산세에도 153만 관객을 모았고, 주문형비디오(VOD)로도 인기를 끌었다. 라미란은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런 성공에 힘입어 속편 <정직한 후보2>(28일 개봉)가 나왔다. 이번에도 뮤지컬과 영화를 넘나드는 장유정 감독이 연출했고, 라미란이 ‘원톱’ 주연을 맡았다. 주상숙의 충직한 비서관 박희철(김무열), 철없는 남편 봉만식(윤경호)도 그대로 출연한다. 전편은 대통령 선거에 나선 남자가 주인공인 원작 브라질 영화를 한국 상황에 맞게 각색한 것이다. 속편은 전편의 주요 캐릭터와 ‘갑자기 거짓말을 못 하게 된다’는 기본 설정을 가져와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영화 <정직한 후보2> 스틸컷. 뉴 제공

전편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떨어진 상숙은 고향 강릉으로 낙향해 생선을 다듬으며 생계를 꾸린다. 우연히 물에 빠진 청년을 구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상숙은 강원도지사에 덜컥 당선된다. 상숙은 대리운전 일을 하던 희철을 비서실장으로 다시 불러들이고, 양심적이고 투명하게 도지사직을 수행한다. 하지만 점차 권력에 취하면서 초심을 잃어간다. 장 감독은 “전작과의 차별화를 위해 이번에는 정치인이 아닌 행정가로 설정했다. 행정가로서 보여줄 수 있는 디테일한 부분을 모두 리얼리티로 살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스케일을 업그레이드하는 속편의 법칙은 코미디 영화라 해서 예외가 아니다. 이번에는 상숙과 희철 둘 다 거짓말 못 하는 병에 걸리면서 포복절도 상황을 곱절로 키우고자 했다. 전편에서 상숙이 ‘진실의 주둥이’로 친 사고를 희철이 수습했다면, 속편에선 상숙과 희철이 쌍으로 사고를 친다. 사실 같은 설정을 또다시 반복하는 건 식상함을 줄 수 있다. 그나마 희철의 천연덕스러운 ‘진실의 주둥이’가 이런 단점을 상쇄해준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냉혈한을 주로 연기해온 김무열의 허당 연기가 의외의 웃음을 안긴다.

영화 <정직한 후보2> 스틸컷. 뉴 제공

영화는 거대 황금 오징어 동상으로 대표되는 보여주기식 전시행정, 지자체 공무원과 건설사의 결탁에 따른 부동산 투기 개발과 환경오염 문제까지 건드리며 현실 풍자 수위를 높인다. 다만 단순하고 평면적인 악역, 지나치게 헐거운 문제 해결 과정이 영화의 밀도를 떨어뜨린다. 장 감독은 “코미디는 코미디답게, 이야기는 이야기대로 두가지의 밸런스를 잘 맞추려 노력했다”고 했지만, 아무래도 이야기보다 코미디 쪽으로 기우는 건 어쩔 수 없다. 다시 말해 이야기 자체에 대한 큰 기대를 접는다면 부담 없이 웃을 수 있는 영화다. 단, 웃음의 타율은 관객마다 다를 수 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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